태블릿PC를 이용해 동시에 여러 명이 얼굴을 보며 화상회의를 하는 시대가 열린다. 얼굴 뿐 아니라 문서까지 공유하며 작업을 할 수 있어 태블릿PC 활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셈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통신 솔루션 업체인 미국 폴리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세계 최초로 다자간 화상 회의 솔루션을 탑재한 태블릿PC '갤럭시탭 8.9인치'를 이달 말 공개한다. 갤럭시탭 8.9인치에 들어가는 화상 회의 솔루션을 실행하면 동시에 여러 사람이 얼굴을 보며 화상회의를 하고 각종 문서 및 동영상 등을 화면에 띄워놓고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다. 태블릿PC가 개인용 영상 통화 기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업무용 도구로 거듭나는 셈이다.
특히 양 사는 전략적 제휴 내용에 따라 앞으로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탭 8.9인치를 비롯해 갤럭시탭 10.1인치 등 모든 태블릿PC에 다자간 화상 회의 솔루션을 기본 탑재한다. 아직까지 애플 아이패드 등 다른 업체들은 태블릿PC로 화상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다자간 화상 회의 솔루션을 태블릿PC의 확실한 차별화 요소로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삼성전자의 태블릿PC는 기업용 단체 공급(B2B) 등에서 유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 화상 회의에 이동성이 부여된다. 즉, 회의에 필요한 사람이 꼭 회의실에 없어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얼굴을 보며 여럿이 회의를 하고, 각종 서류 작업도 태블릿PC를 통해 원격으로 공동 진행할 수 있다. 업체 관계자는 "개인들 간에 단순히 얼굴을 보기 위한 일반 영상통화와 달리 다자간 화상 회의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수단"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에서는 힘들지만 태블릿PC라면 다자간 화상 회의를 사용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폴리콤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의 태블릿PC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자사의 화상 회의 솔루션이 널리 보급되기 때문에 반기고 있다. 폴리콤은 세계 화상 회의 시장을 놓고 시스코시스템즈와 경쟁을 벌이고 있어서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폴리콤은 기업 회의실에 많이 설치된 불가사리 형태의 공동 회의용 전화기 개발업체로 유명하다.
이를 위해 폴리콤은 이번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개발에 적극 참여했다. 우수 개발인력이 모여 있는 폴리콤의 중국 연구소에서 핵심 연구진들을 지난해에 서울로 급파해,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개발인력들과 함께 다자간 화상 회의 솔루션을 공동 개발했다. 특히 폴리콤은 태블릿PC로 다자간 화상 회의를 하면서 문서를 띄워놓으면 여러 사람이 해당 문서에 메모를 하거나 밑줄을 긋는 등 동시 문서 작업이 가능한 기술을 집중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폴리콤에서도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갤럭시탭 8.9인치에 탑재돼 선보이면 세계 최초의 태블릿을 이용한 다자간 화상 회의 솔루션을 선보이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