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외교통상부 국가정보원 국회 국방부 등 주요 국가기관과 네이버, 국민은행 등 기업 웹사이트 40여 곳이 4일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았다. 같은 날, 수도권 서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와 포병부대 계측장비 등에 위성 위치정보시스템(GPS) 장애 현상이 일어났다.
대규모 사이버 테러는 2009년의 '7ㆍ7 디도스 대란'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우왕좌왕한 정부가 이번에는 발 빠른 대처에 나서 사이버 위기'주의' 경보를 발령하고 협력체제를 구축해 큰 혼란과 피해를 막은 것은 다행이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디도스 공격의 숙주 격인 악성 좀비PC가 1만대가 넘는데다, 이번 공격 역시 2년 전과 유사한 방식으로 국내 P2P 사이트 쉐어박스를 해킹해 악성코드를 유포시킨 만큼 북한의 소행일 수 있다.
북의 전파 교란은 더욱 걱정스럽다. 군 당국에 의하면 GPS 수신장애는 북한 해주와 개성 지역 군부대에서 발신한 통신교란 전파에 의한 것으로 의심된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서 도입한 차량 탑재 교란장비를 시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때도 전자기파(EMP) 공격으로 우리 군 대포병 레이다의 무력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디도스 공격을 포함한 사이버 테러와 전파 테러는 물리적 테러 이상으로 위험하다. 자칫 방심하면 군은 물론 국가 중추기능의 총체적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그런 만큼 범국가적 대응체제를 구축해 제3의 디도스 공격, 더 진화한 변종 악성코드, 북한의 전파 테러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회에 계류중인 악성프로그램 방지를 위한 좀비PC법의 조속한 통과를 비롯한 정책적 노력과 함께 국민의 사이버 보안의식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특히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전파 교란을 철저히 차단할 수 있는 대응 시스템 구축은 하루 빨리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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