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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올인 전략' 또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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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올인 전략' 또 통했다

입력
2011.03.0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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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 이 회사가 2009년 6월 사운을 걸고 1조4,000억원의 거액을 투입해 착수한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지난 주 준공을 끝내고 현재 시험 가동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이 곳은 합성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Para-Xylene)을 연간 90만 톤 생산할 수 있는 '제2 자일렌 센터'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인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를 만드는 아로마이징 공정, 나프타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원유 정제 능력을 하루 58만 배럴에서 63만 배럴로 늘리는 콘덴세이트 분류공정(CFU)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일반적으로 원유를 정제하면 첫 단계로 나프타라는 중질가솔린이 나오고 이를 분해하거나 변화시켜 BTX, 파라자일렌 등 석유화학산업의 기초 원료들이 단계별로 제조된다.

온산공장 관계자는 "상반기 중 확장된 온산공장은 상업 생산에 들어갈 것"이라며 "에쓰오일의 또다른 변신이 눈 앞에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상업생산이 본격화하면 에쓰오일은 파라자일렌 연간 생산량을 현재 70만 톤에서 160만 톤으로 늘리게 된다. 이는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생산 규모. 특히 최근 파라자일렌의 가격이 크게 오르며 '없어서 못 팔 지경'일 정도라 에쓰오일은 한껏 들 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 이후 국제 면화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그 대안으로 합성섬유 수요가 늘고 아울러 파라자일렌의 인기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며 "중국에서 연간 350만톤의 파라자일렌을 수입하면서 올 들어 톤당 가격이 300달러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에쓰오일의 파라자일렌 올인전략이 제대로 먹혀 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10년 넘게 착실히 준비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2000년 바닷물을 메워 지금의 공장 부지를 마련했다. 더구나 1조원 넘는 투자를 최종 결정한 시기가 다름 아닌 2008년. 대부분 기업들이 금융 위기의 여파로 투자를 주저하던 그 때 에쓰오일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공장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 측이 파이자일렌이 뜰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어려울수록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 에쓰오일의 '올인 전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7년에도 에쓰오일은 국내에서 처음 수조원이 들어가는 고도화설비를 건설, 국내 정유업계 수출 1위, 영업이익률 1위 자리를 단숨에 차지했다. 고도화설비는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벙커 C유 등 찌꺼기를 다시 고품질의 휘발유, 등유, 경유로 만드는 시설로 누룽지를 다시 쌀밥으로 만드는 것에 비유될 만큼 수익성이 좋다. 회사 관계자는 "당시 대부분 정유회사들이 수 조원을 들여 쓸 데 없는 짓 한다고 우리를 비웃었다"며 "하지만 이 것이 결국 돈이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따라오기 시작했고, 지금도 고도화 설비를 경쟁적으로 증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회사들이 고도화 설비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에쓰오일은 다시 한번 변신을 시도했다. 이번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원유 정제 대신 '돈 되는'석유화학 제품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더 이상 원유 정제로는 큰 이익을 얻거나 경쟁 회사를 이기기 힘든 상태"라며 "제 때 제대로 한 올인 투자로 또 한 번의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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