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ㆍ27재보선 경남 김해을 지역의 한나라당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5일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총리 후보자직을 사퇴하고 지난해 10월20일 중국으로 떠났으니 4개월여만에 귀국한 셈이다. 그의 귀국 일성은 "일을 하고 싶어 미치겠다"였다. 출마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출마 여부를 직접적으로 묻자 "현장에서 김해 시민들을 직접 만나보고 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지역 판세에 대해서도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시민의 소리를 듣고 몸으로 느껴보고 판단하겠다"며 "김해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출마 여부를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귀국 직후 거창의 자택으로 향한 김 전 지사는 7일 김해를 찾아 지역 여론을 청취하는 등 본격적인 출마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해을 보궐선거도 본격적으로 달아 오르게 됐다.
당내 후보 선정 방법과 관련,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6일"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김해을에서 여당 공천을 기대하는 예비후보는 길태근 전 김영삼 대통령비서실 정무행정관, 김혜진 전 대한체육회 감사, 임용택 전 김해시의회 의장 등 7명. 여론조사 경선을 실시하면 김 전 지사가 무난히 공천될 것이란 게 당내 관측이다.
하지만 김 전 지사가 후보로 낙점되더라도 본선 상황은 생각만큼 쉽지 않아 보인다. 김해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봉하마을을 끼고 있어 야세(野勢)가 만만치 않다. 총리 문턱에서 김 전 지사를 낙마시켰던 '박연차 게이트'연루 의혹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 '김태호'란 이름을 집어 넣고 최근 실시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이지만 민주당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다.
민주당은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 경남경찰청장을 지낸 박영진 변호사, 김윤현 온누리청소년수련원 원장 등 3명의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13,14일 여론조사 방식의 국민참여경선(당원50%+일반국민50%)을 실시해 후보를 확정한다. 그 뒤에 민주당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여야가 각각 단일후보를 만들어낼 경우 김해을 보선에서는 팽팽한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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