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과 미샤 등 중소규모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해외 시장을 활발하게 개척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선택한 해외 시장이 이제는 주요 매출원으로 부상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브랜드숍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2004년부터다. 더페이스샵과 미샤는 각각 싱가포르와 호주 시드니에 이름을 내걸고 자사 제품으로만 채운 로드숍을 개장했다. 이어 2005년 스킨푸드와 뷰티크레딧, 2007년 에뛰드하우스, 2008년 토니모리, 2009년 잇츠스킨과 네이처리퍼블릭, 바닐라코 등이 연이어 해외매장을 열었다. 업계가 추산한 이들의 해외 매장은 2,000개가 넘는다.
해외 진출이 가장 활발한 브랜드숍은 미샤. 2004년 9월에 호주 시드니를 시작으로 4개 매장을 열었고, 2005년 65개, 2006년 235개로 급증했다. 현재 동남아, 미주, 중남미, 중동, 유럽까지 20개국에서 500여개 로드숍 매장을 운영중이다. 특히 미샤는 2004년 미국 진출 당시 현지 법인을 세웠고, 2006년 중국과 일본에도 법인을 두는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추진했다.
미샤와 함께 브랜드숍 2강 체제를 이루는 더페이스샵도 2004년 11월에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17개국에서 300개의 로드숍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매출도 급신장해 2009년 190억원에서 지난해 273억원으로 40% 이상 성장했다.
2009년 새롭게 등장한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은 아예 설립과 동시에 해외 매장을 개장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현재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 20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일본과 필리핀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브랜드숍들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틈새 시장을 집중 공략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시아지역에서 해외 고급 브랜드 및 국내 대형 업체들과 직접 경쟁을 피하면서 가격 대비 효능이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는 데 주력했다. 브랜드숍 관계자는 "싸구려 이미지는 아니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믿을 만한 제품을 제공한 전략이 적중했다"고 말했다.
아시아권에 편중된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미샤와 더페이스샵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등지에 매장이 있다. 이처럼 아시아에만 치우쳐서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 시각이다. 해외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아시아시장은 한국처럼 로션 등 기초제품 비중이 커 진출이 쉽지만 색조제품 위주인 미국과 유럽시장은 상대적으로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며 "색조제품 경쟁력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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