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느끼는 행복감이 일본이나 중국 청소년들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국심은 일본보다 강하지만 중국보다는 크게 약했다.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여성가족부의 의뢰로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한ㆍ중ㆍ일 청소년 4,5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발표한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혹은 ‘다소 그렇다’라고 긍정적으로 답한 우리나라 청소년 비율은 전체 응답자의 71.2%였다. 중국(92.3%)에 비해서는 훨씬 낮았고, 일본(75.7%)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매우 그렇다’는 비율은 20.8%로 중국(60.2%), 일본(27.6%)과의 격차가 더 컸다.
‘인생에서 가족이 중요한가’라는 물음에 긍정적 응답 비율은 중국(99.9%), 한국(98.8%), 일본(96.0%)이 비슷했지만 ‘가족과의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한국이 80.3%로 중국(92.6%), 일본(81.1%)에 뒤졌다. 가족 해체와 양극화 확산 등이 청소년 심리에 악영향을 주면서 이처럼 행복감과 생활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풀이됐다.
사회 및 국가관의 경우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놓였다. ‘우리나라가 위급한 상황이라면 나라를 위해 무엇이든 하겠느냐’는 물음에 한국 청소년의 48.0%가 ‘그렇다’라고 답한 반면, 중국은 두 배 가까이 많은 83.7%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일본은 23.9%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다만, 한국 청소년들의 긍정적 답변 비율은 조사 첫 해인 2007년 38.7%에서 2008년 45.8%, 지난해 48.0%로 꾸준히 높아졌다.
‘내가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 나의 이익을 희생할 수 있다’에 대해 역시 중국 청소년이 가장 적극적(82.5%)으로 답했고, 한국(60.9%)과 일본(43.4%)이 뒤를 이었다. 한국 청소년의 긍정적 응답 비율은 2007년(49.2%)과 2008년(53.3%)에 이어 상승 추세였다. 역사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그렇다’는 응답은 중국 학생이 95.2%로 가장 많았고, 한국(83.2%), 일본(68.9%) 순으로 높았다.
‘나는 분명한 인생목표가 있다’는 응답은 한국 청소년이 68.3%로 일본(54.9%)보다 높았으나 중국(88.9%)보다 훨씬 낮았다. 학교 생활과 관련, ‘학교의 집단 따돌림(왕따) 현상이 심해질 것이다’에 대해 한국 청소년의 62.2%가 ‘그렇다’고 답해 일본(56.7%)과 중국(36%)을 크게 앞질렀다. 한국 청소년만 대상으로 한 ‘남북통일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는 답이 23.3%에 그쳐 2007년(43.8%)과 2008년(42.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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