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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동의한 '차베스 중재안' 反정부군 거절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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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동의한 '차베스 중재안' 反정부군 거절로 무산

입력
2011.03.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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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동의한 것으로 알려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리비아 평화 중재안이 반정부군의 거절로 무산됐다.

리비아 반정부군은 3일(현지시간) 차베스 대통령의 중재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반정부군의 과도정부격인 '리비아 국가위원회'의 무스타파 게리아니 대변인은 "중재안을 수용하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피를 흘렸다"며 "카다피가 물러나지 않는 한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카다피와 친분이 깊은 남미의 대표적 독재자 차베스 대통령이 제안한 중재안은 남미 중동 유럽 등 여러 국가로 중재위원회를 구성, 카다피와 반정부 세력 간 대화를 이끌어 평화적으로 이번 내전을 해결하자는 것이다. 카다피가 차베스와의 전화통화를 갖고 이 중재안을 수락했다는 알자지라의 보도가 2일 나와 관심이 모아졌었다.

그러나 이 안에 대해 반정부군뿐만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도 부정적이어서실현이 어렵게 됐다.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카다피 대령에게 어떻게 처신하는지를 알려주고자 국제위원회를 만들 필요는 없다"며 카다피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알렝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도 "카다피가 권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중재안은 환영치 않는다"고 일축했다. CNN은 "오랜 친구인 차베스가 친구를 살리기 위해 마련한 중재안이 수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다피 군은 3일 반정부 세력이 수도 트리폴리에 진입을 못하도록 브레가 등 주변 도시에 폭격을 가하는 등 차단에만 주력하면서 리비아 내전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카다피 군은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 참여자를 색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트리폴리 시내에서 14km 떨어진 타주지역 병원에서 연일 부상당한 환자들이 군에 연행되고 있다. 군은 사진, 비디오 등을 이용해 시위 참여자들을 일일이 대조ㆍ확인해 가며 체포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반정부 세력 색출을 확대, 실종자 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엔은 지난해 11월 작성된 카다피 정권의 인권보호 현황을 높이 평가한 보고서 채택을 3일 연기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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