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권에서는 휴일인 금요일을 맞아 4일 중동 각국이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일부에선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 떨어진 위성도시 자위야에서는 카다피의 정예부대인 카미스 여단 소속 병력과 이 도시를 장악하고 있는 반정부 세력 간 교전이 벌어졌다. 카다피 7남 카미스가 이끄는 이 부대는 박격포를 발사하며 공격에 나섰고 자위야의 지배권을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탈환했다고 리비아 국영TV가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현지 의사의 말을 인용, 이날 교전으로 50명 이상이 숨지고 300여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반정부 시위대 1,500여명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금요 예배 후 트리폴리 동부 타주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대는 '카디피 추방'등의 구호를 외쳤고, 카다피 친위대는 이들을 향해 최루 가스 등을 발포했다. 또 시내 그린광장에서도 시위대와 친위대 간 격투전이 벌어졌다.
예멘 북부 암란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군이 발포,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로써 지난달 16일 이후 예멘 반정부 시위로 숨진 시위대는 20명을 넘었다. 특히 이날 유혈진압은 앞서 3일 예멘 야권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에게 연말까지 퇴진해야 한다는 평화적 퇴진 방안을 제시한 뒤 발생한 것이어서 대통령이 야권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수도 사나에서도 시위대 수만명이 금요 예배를 마친 뒤 사나대학에 집결,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도 시아파가 주축을 이룬 반정부 시위대와 친 정부 성향의 수니파 무슬림 간에 충돌이 빚어져 10여명이 부상당하고, 이 중 1명은 생명이 위태롭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는 시위대 수천명이 부패척결, 실업난 해소, 공공서비스 개선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바그다드 타흐리르(자유) 광장에 집결한 시위대는 누리 알 말리키 총리를 향해 "거짓말쟁이,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북부 도시 모술과 남부 바스라 등 전국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요르단에서는 입헌군주제 수립을 요구하는 시위대 1만여명이 수도 암만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시위대는 총리 선출에 대한 국민의 직접투표를 요구해왔으나, 국왕에 의해 임명된 마루프 바키트 총리는 이를 거부했다. 시위대는 암만 그랑 후세이니 사원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의회 해산과 정치개혁을 요구했다.
한편 시민혁명이 성공해 지난달 11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에서는 과도기 실권을 가진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가 헌법개정안에 대해 오는 19일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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