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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함 승선 교민 32명 무사 탈출…5일 귀국/ "리비아 빠져나오려 항구서 수천명 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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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함 승선 교민 32명 무사 탈출…5일 귀국/ "리비아 빠져나오려 항구서 수천명 노숙"

입력
2011.03.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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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명이 배를 타려고 항구에서 노숙을 합니다. 육로 이동 중 경찰검문을 받는데 실탄이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청해부대 최영함을 타고 리비아를 탈출한 이인술(72)씨는 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몰타 인근 해역의 최영함 함상에서 가진 국내 언론과 전화인터뷰에서 “리비아 현지는 무척 위험한 상황”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3일 최영함에 승선한 우리 교민 32명은 4일 오후 몰타 바레타항에 도착한 뒤 로마로 이동해 항공편으로 5일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코스모디엔아이 건설회사 부사장으로 리비아 트리폴리에서 건설공사에 참여해 왔다는 이씨는 “육로를 통해 리비아를 빠져나가려 했으나, 동쪽 벵가지에는 반정부군이 있고, 서쪽 튀니지로 향하는 300㎞구간은 중간 중간이 전부 막혀있었다”며 “위험하기 때문에 (리비아를) 나가지 못하고 기다리다가 대사관으로부터 최영함이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항구 집결지로 나왔다”고 말했다.

항구로 향하는 길도 쉽지는 않았다. 그는 “계속 검문을 당했고 이 과정에서 반정부세력으로부터 (경찰 쪽으로) 실탄이 날아오기도 했고, 검문 도중에 반정부군이 도망가면 경찰이 총을 쏘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수천 명이 배를 타려고 항구에서 며칠씩 노숙하는데 우리는 조대식 주 리비아 대사가 인맥을 통해 미리 조치한 덕에 금방 배를 탈 수 있었다”며 “최영함은 전투태세를 갖추고 완전 무장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는 살았다”며 “위험한 리비아까지 교민철수를 위해 해군 배가 와줘서 정말 기뻤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와 해군에 고맙다”고 말했다.

조영주 최영함장(대령)은 “입항허가가 상당히 까다로웠는데, 주 리비아 대사의 협조로 다른 나라보다 가장 먼저 트리폴리에 입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라비아해 아덴만에서 해적 퇴치 및 소탕작전을 수행 중인 최영함이 교민 32명을 이송하기 위해 무려 5,000㎞ 이상 떨어진 지중해 트리폴리항까지 5,6일이나 걸려 이동한 것이 적절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이미 지난달 24일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근로자 수송을 위해 1,800명을 태울 수 있는 그리스 선박 2척을 임차해 투입하기로 한 상황에서 다소 무리한 조치가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리비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교민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한 명의 국민이라도 구출하는 것이 정부의 책무 아니겠느냐”며 “이동 전에 아덴만 지역 연합 해군사에 충분한 협조를 구했기 때문에 아덴만 지역에서의 해적 소탕 임무 수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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