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진(32)씨가 영국 런던에서 샌드위치를 사먹으려다 도둑맞았던 20여 억 원짜리 바이올린을 절도범들이 약 18만원에 처분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김씨의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훔친 혐의로 기소된 존 모건(40)과 10대 공범 2명에 대한 재판에서 이들이 바이올린을 100파운드에 팔아 치우려 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김씨가 장기 임대한 이 바이올린은 1698년에 제작돼 약 120만 파운드(약 21억4,000만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 세계에 450개 정도 밖에 없는 명품이다. 현지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런던 유스턴역으로 가던 중 첼리스트인 남자친구와 함께 샌드위치를 먹으러 잠시 가게에 들렀다. 김씨가 2.95파운드짜리 샌드위치를 먹으며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 모건 일당은 바이올린 케이스를 들고 가게를 빠져나갔다.
이튿날 이들은 시내의 한 인터넷 카페에서 옆에 앉아있던 낯선 남성에게 이 바이올린을 100파운드(약 18만원)에 사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자신의 딸이 이미 리코더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다른 악기가 필요 없다며 모건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모건 등이 바이올린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해 이런 어이없는 액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모건 일당은 절도 사실을 시인했으나 바이올린 소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유럽 무대에서 널리 알려진 김씨는 3살 때 영국으로 건너가 6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16세 때 왕립음악원 최연소 장학생으로 뽑히는 등 국제 음악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성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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