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인류사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글로벌 이슈 중 하나는 바로 기후변화이다. 그것이 불러오는 불확실성의 핵심에는 물이 있고, 그로 인해 인류는 번영과 생존에 대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경제지 포춘은 21세기가 물 산업의 시대가 될 것이라 예측했으며, 세계적인 물 관련 전문지인GWI(Global Water Intelligence) 2009년 보고서는 세계 물 시장이 2015년이면 5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이 무한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21세기 '블루골드(Blue Gold) 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미 세계 물 시장은 기업차원을 넘어서 국가간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물 산업을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규명하고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해외 물 시장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만의 맞춤식 성공전략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세계 물 시장을 선점하고 물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을 다음과 같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우리나라의 물 관리 역사와 물 산업의 특성을 볼 때 공기업 등 전문 공공기관이 해외시장을 진출하고 선도해 가야 한다. 그간 국내 물 산업은 공공재로 간주되어 공기업과 지방자치단체 위주로 운영ㆍ관리되고 그 기술과 노하우가 축적되어 왔다. 뿐만 아니라 그 바탕 위에 공공기관으로서의 공신력이 더해져 해외 물 시장 개척을 선도할 수 있는 경쟁력이 갖춰진 것이다.
둘째, 공기업과 민간기업의 협력을 통한 동반진출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세계 물 시장은 사업개발에서 건설, 운영관리까지 물 종합서비스(Total Solution) 형태로 사업이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따라서 시대가 요구하는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민ㆍ관이 기능ㆍ분야별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국내에서 축적한 운영관리 기술과 신용도를 보유한 공기업이 플랜트 수주 경쟁력을 보유한 민간기업과 동반진출을 통해 해외 물 시장을 선점하고 동반성장도 가능케 할 수 있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국내 물 전문 공기업인 K-water는 일찍부터 이런 시대적 요구 사항을 잘 반영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했고, 최근에는 투자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통해 민간기업과의 동반진출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공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을 선도하고, 민간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통한 국부창출이라는 한국형 물 산업 해외진출 협력모델의 모습을 잘 보여준 예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위 두 가지 전략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의 실행력 확보가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정부도 해외사업 진출을 위해 금융지원에서부터 각종 해외진출 협의체 운영까지 다각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 실효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그간에 논의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소리를 바탕으로 실행력을 담보할 수 있는 보다 내실 있는 정책과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지금까지 필자가 제시한 성공전략들은 관련 주체들의 의지와 노력이 결집되어야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 과거 우리나라가 역량결집을 통해 성공적으로 산업화를 이뤄냈듯이, 21세기의 블루골드인 물 산업 육성을 위해 다시 한번 역량을 결집하여 국가의 신성장 동력 및 국부 창출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유병로 한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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