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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이제는 스포츠 외교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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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이제는 스포츠 외교력이다

입력
2011.03.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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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들에 대한 현지실사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프랑스 안시, 강원 평창에 이어 독일의 뮌헨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실사를 받고 있다. 뮌헨은 2018 동계올림픽 유치의 유력한 후보도시지만 실사기간 중 환경단체들의 반대운동에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현지실사는 동계올림픽을 유치할만한 인프라를 갖췄는지를 보는 통과의례라는 점에서 성급히 유불리를 판단할 상황은 아니다. IOC 조사평가위원회가 후보도시들의 준비상황에 대해 항목별로 점수를 매기지만 결정적인 하자가 드러나지 않는 한 IOC 위원들의 표심을 좌우할 필요충분조건이 못되기 때문이다. 현지실사에서 최고 득점을 받은 후보도시가 개최도시로 선정된다는 보장도 없다. 평창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실사위원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하지만 '인사치레'에 불과할 수도 있다. 올림픽 개최지 결정은 시설이나 환경에 대한 평가보다는 철저한 이해타산에 의해 움직이는 IOC 위원들의 표심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평창유치위는 끝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된다.

뮌헨에 대한 현지실사가 끝나면 후보도시들은 겨우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이제 개최지 선정 투표를 하는 더반 IOC 총회(7월6일)에 앞서 후보도시들이 유치활동을 펼칠 수 있는 공식 국제행사는 4개뿐이다. 국제체육기자연맹총회(AIPSㆍ3.22~27), 오세아니아올림픽위원회(ONCC)총회(3.30~4.3), 스포츠어코드(4.3~8), 후보도시브리핑(5.18~19)이다. 이중 유치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행사는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열리는 후보도시 브리핑이다. 투표권을 가진 110명의 IOC 위원들을 상대로 이틀 동안 동계올림픽 유치의 당위성과 개최 능력을 홍보하게 된다. 역대 개최지 선정의 사례를 보면 후보도시 브리핑에서 희비가 엇갈린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세번째이자 마지막 도전에 나서는 평창유치위는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제부터는 평창유치위나 이건희, 문대성 IOC 위원에게만 득표 활동을 맡겨서는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 정부, 김연아를 비롯한 스포츠계 인사들이 모두 힘을 합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그렇다고 의욕이 넘쳐 "이번에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하면 나라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국가의 수치다" 등의 오버성 발언을 남발하면 안된다.

역대 두 차례의 실패 사례를 돌아보면 스포츠 외교력의 부재가 패인이었다. 한국이 동계종목의 경기력이나 인프라 등에서 우위에 있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최 명분이나 의지면에서는 오히려 비교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경쟁국들의 대통령을 앞세운 다양한 스포츠 외교 활동에서 역부족을 실감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연히 더반 총회에 가서 막판 득표활동을 진두지휘 해야 한다. 그러나 사전에 각국 IOC 위원들의 성향과 동계스포츠 전반에 대한 만반의 공부를 하고 가야 한다. 막연히 만나서 악수나 하고 안부나 묻는 등 화제가 신변잡기에 그친다면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득표 전략도 시나리오별로 준비돼 있어야 한다. 평창은 지난 두 차례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1차에서는 1위를 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불과 몇 표차였다. 2차 투표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평창의 마지막 도전이 성공하던 실패하던 한 점의 후회도 남지 않도록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겸손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우리의 능력을 어필해야 한다.

여동은 스포츠부장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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