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한 이면도로에서 60대 주부가 비탈길을 내려오던 중 그 곳에 주차돼 있던 택시가 뒤로 미끄러지면서 이 주부를 덮치는 사고가 있었다. 앞을 보며 내리막을 걸어 내려가던 이 주부는 뒤에서 택시가 미끄러져 내려오는 줄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택시가 덮치자 이 주부는 넘어졌고 계속해서 미끄러져 내려오던 택시의 뒤쪽 범퍼에 깔렸다. 이 주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이 결과 가해차량의 운전자는 사소한 주차 부주의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이번 사고를 접하고 조사하면서 안타까웠다. 사고의 원인은 비탈길에 주차된 택시의 사이드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택시가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당시 이 차량이 다른 안전 조치를 했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까? 내가 안타까운 부분은 바로 이것이다. 많은 운전자들이 사이드 브레이크를 믿고 있다. 하지만 기계는 언제 어디서 오작동을 할지 모른다. 다른 안전 조치를 운전자 스스로 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서울시에서는 주차문화 시범기구를 선정, 주차 수요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해 예산을 투입해 주차장을 만드는 계획을 수립해 놓고 있다. 그러나 달동네 등에서는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로 인해 이면도로의 불법주차가 양성화하고 있으며 이면도로의 보행환경 역시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대문을 나서면 바로 찻길이고, 차들이 달리는 사이로 사람들이 비집고 걸어 다녀야 한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곳은 어쩔 수 없이 비탈길에 주차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시민들은 조그마한 부주의 때문에 큰 화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비탈길 주차 시 먼저 핸들을 건물 방향으로 꺾어 놓아야 한다. 주변에 고임목이 될 만한 큰 돌이나 나무를 찾아 타이어에 괴어 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이드 브레이크가 끝까지 당겨졌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비탈길에서 이런 조처를 하는 것보다 가장 좋은 건 평지의 지정된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것이다. 사소한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사소한 관심만으로도 막을 수 있다. 이면도로 골목길의 내리막길에서 주차를 정확하게 했다면 운전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다.
이동일 마포경찰서 교통조사계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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