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지금 읽고 있는 책은.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 읽지>
_왜 이 책을 읽나.
"어떤 책이 마음에 들 경우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 읽는 편이다. '추리 비평'을 다룬 바야르의 책들을 읽은 후 이 책도 즉시 구입했다. 특히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무척 궁금했다. '문학 교수라는 양반이 설마…, 아마도 반어법이겠지' 하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_이 책의 좋은 점은.
"때론 '교양'이라는 이름으로 우릴 짓누르는 독서에 대해 발상의 전환을 통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준다. 어떤 책을 읽는 것보다는 책들 전체에 대한 총체적 시각을 갖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책과 자신의 접점을 찾아 책 얘기가 아닌 자기 얘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 그럴 때 문학 텍스트는 살아 움직이는 것이 되며 독자는 창작자가 된다는 것. 다소 황당하게 보이던 주장들도 다양한 사례와 위트 넘치는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사람마다 수긍하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너무나 당연해 금기시돼 온 문제에 의문을 제기하는 자체로 두뇌 활성화 효과는 충분할 듯하다."
_인상적인 대목은.
"왜 학교에서는 읽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은 가르치지만 읽지 않은 책에 대해 의사를 표현하는 법은 가르치지 않느냐고 따지는 대목이 재미있었다. '책을 신성시하는 태도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역할을 교육이 충분히 수행하지 못해 책을 꾸며낼 권리가 학생들에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다. 텍스트에 대한 존중과 수정 불가의 금기에 마비당하는데다 텍스트를 암송하거나 그것이 담고 있는 내용을 알아야 한다는 속박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내적 일탈 능력을 상실하고 상상력이 유익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의 상상력에 호소하는 것을 스스로 금해버린다.'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따끔한 충고로 느껴지기도 했다."
_추천한다면.
"제목 그대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해야 하는 상황에 자주 처하는 분들, 그리고 단순히 교양 축적을 위한 독서보다는 자신에게 잠재된 창조의 세계가 궁금한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지만…."
프랑스 파리8대 문학교수인 피에르 바야르가 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은 책을 읽지 않고서도 그 책에 대해 열정적이고 창조적인 대화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이 독서의 진실이라고 말한다. 여름언덕 발행ㆍ237쪽ㆍ9,800원 읽지>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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