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할아버지 육당 최남선/최학주 지음
3ㆍ1독립선언서를 기초한 육당 최남선의 장손 최학주씨가 쓴 육당 이야기이다. 직계 자손이 육당에 대한 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저자는 육당과 17년을 함께 살았기 때문에 육당 집안의 가계도 등 처음 공개되는 내용과 사진이 많다. 대원군의 쇄국에 반대한 최정섭(육당의 조부)의 유지를 최헌규(육당의 부친)가 최남선에게 전한 이야기, 사회주의 운동을 하다 6ㆍ25전쟁 때 월북한 셋째 아들 이야기, 평생을 모은 장서 17만권이 미군의 폭격으로 불탄 사건 등 육당과 관련한 생생한 일화가 많다. 저자는 친일로 비판받는 육당의 조선사 편수위 참여 등의 행적에 대해 조선의 세계화, 조선 역사의 세계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할아버지는 부단히 ‘조선적’인 것의 정립을 시도하면서 ‘세계적’인 것을 소개하는데, 그 이유는 대중들이 세계적 안목을 갖추고 있어야만 ‘조선적’인 것을 인지하고, ‘조선적’인 것을 공유하는 ‘민족’의 정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나남ㆍ336쪽ㆍ1만8,000원
남경욱기자
왜 트렌드의 절반은 빗나가는가/애덤 고든 지음ㆍ안세민 옮김
경기 예측, 주가 전망, 부동산 시장 예측…. 나중에 터무니없는 것으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막상 선택의 국면에서는 전문가들의 온갖 예측과 전망들을 애타게 찾게 된다. 그 전망들은 또 대개 다양한 데이터들로 무장하고 있고,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통념에 휘둘려 또 우리는 아무런 견제기제 없이 그 함정에 빠지곤 한다.
미래 예측 전문가라는 이 책의 저자는 ‘빗나간 예측에 희생되지 않는 법’을 지향한다. 미국 주택시장 정보 업체의 2004년 전망 자료를 제시하고 그것이 2007년 주택시장 버블 붕괴 과정에서 얼마나 허구적인 것이었는지를 대비시키는 등 방식으로 실제로 예측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따진다.
저자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안목과 트렌드를 읽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자면 “예측 결과를 맹신하거나 의심부터 하는 입장 모두를 배격하라”고 조언한다.
흐름출판ㆍ318쪽ㆍ1만6,000원
최윤필 기자
주역계사 강의/남회근 지음ㆍ신원봉 옮
주역에 대한 다양한 오해와 상이한 수준의 인식에도 불구하고 가장 높은 경지의 동양 고전 가운데 하나라는 위상에는 누구나 수긍한다. 주역은 역경(易經)과 역전(易傳)을 아울러 부르는 명칭이다. 역경은 자연 현상을 범주화한 뒤 그 변화상에서 인간의 장래 길흉을 판단하도록 한 것이라면 역전은 후대인들이 역경을 공부하는 과정에 세운 법칙과 철학적 해석 등 연역적, 해설적 기록물 일반을 칭한다. 사서오경의 역경(易經)이 주역으로 널리 불리는 것은 경과 전을 묶어 하나의 고전으로 받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당대 동양학의 거인으로 꼽히는 저자의 ‘역전_계사전’이다. 자연현상을 통해 인간 삶을 들여다보고 정치 사상, 철학, 처세학으로 확장시킨 것으로 역경의 입문서이자 지침서로 활용할만하다. 저자는 역경에 기록된 문학, 철학 길흉, 변화 등 크고 작은 범주의 개념들에 대해 비교적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어, 그리 긴장하지 않고 펼쳐 읽을 수 있다.
부키ㆍ591쪽ㆍ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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