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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여의도/ '오세훈법' 또다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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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나가는 여의도/ '오세훈법' 또다시 논란

입력
2011.03.04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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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법 개정안 기습 처리 사태를 계기로 이른바 '오세훈법'이 또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사태도 결국은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현행 정치자금법의 개정 필요성 여부 논란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2004년 총선 직전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개정한 정치자금법이 모태다. 오 시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에서 투명한 정치자금 제도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 작업을 주도했고, 이에 여야도 동의해 현행 정치자금법이 탄생했다. 오세훈법이라는 별명은 그래서 붙었다.

오세훈법의 핵심 내용은 사실 딱 한가지다. 법인과 단체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한 것이다. 그 이전에는 법인ㆍ단체의 기부가 허용돼 기업이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세훈법의 탄생으로 법인과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게 됐다. 그 취지는 물론 기업의 '검은 돈'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대신 소액 다수의 후원을 장려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1회 10만원 이하, 연간 120만원 이하의 후원금은 익명으로 기부할 수 있도록 했고, 개인이 연간 10만원 이하의 후원금을 낼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줬다. 의원 1인당 후원금 모금 한도는 1억5,000만원까지(선거가 있는 해는 3억원)로 제한했다.

이런 새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 투명화에 기여했고, 기업 등의 검은 자금 문제가 대폭 개선되는 계기가 됐다. 이후 실제 우리 정치권의 정치자금 문제가 많이 깨끗해졌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일부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개정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청목회 사건 같은 '후원금 쪼개기' 문제다. 기업이나 단체에서 직원이나 직원 가족 등의 명의를 동원해 뭉칫돈을 소액으로 나눠 의원들에게 후원하는 식의 로비다. 특히 이는 의원들이 일일이 확인하기 쉽지 않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법 후원금을 받게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현실에 맞게 오세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너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점에서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후원금 모금 한도도 현실에 맞게 늘려야 한다" "합법적인 후원금 모금 방식은 늘리되 지출을 엄격하고 투명하게 관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등의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요구는 '개혁의 후퇴'라는 시각 때문에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오 시장이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지만 2004년 정당법 개정 당시 '돈 먹는 하마'라는 이유로 폐지된 지구당 제도도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지구당이 없어지면서 원외 지역위원장들의 합법적 정치자금 조달 방법이 사라지는 등 정치활동 공간이 좁아져 문제라는 지적이 정치권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선 부활을 주장하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안의 성격상 다시 부활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와 관련, 당사자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입법을 하는 직접적인 당사자가 아니므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당시 입법의 취지와 철학이 크게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이 전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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