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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資法개정안 여론 역풍에 '급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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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資法개정안 여론 역풍에 '급제동'

입력
2011.03.04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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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이 입법로비를 사실상 허용하는 정치자금법(정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밀어붙이려 했으나 거센 비판 여론에 부딪쳐 한발 물러섰다.

여야는 당초 지난 4일 국회 행정안전위에서 기습 처리한 정자법 개정안을 3월 임시국회 기간에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었다. 하지만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 입법로비 의혹으로 기소된 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후안무치한 처사" "노골적인 제 밥그릇 챙기기" 등의 비판론이 쏟아지면서 7일 이 법안의 국회 처리에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청와대가 '대통령 거부권'행사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정자법 개정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여야 지도부 내부에서도 법안 처리 유보론이 확산되고 있어서 3월 국회에서 정자법 개정안이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민들은 정자법 개정안에 대해 입법로비에 면죄부를 주는 소급입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정부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자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며 "법사위에서 국민 여론과 법리상 문제점 등을 철저하게 재검토하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면소(免訴) 관련 법안은 해방 이후 전례가 없다"며 "무리한 법 개정 시도는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천정배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에게 면소 판결을 받게 해주기 위한 것이라면 입법권 남용"이라며 "국회의원을 위한 입법인지 몰라도 국민을 위한 입법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정자법 개정안을 3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던 여야 원내대표들도 이날 유보적 입장으로 돌아섰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일단 법사위에 올라갔으니 그 곳에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면서도"여론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흐르면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국회 법사위 상정 및 수정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3월 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사위로 넘겨진 정자법 개정안은 법사위의 심의 절차를 밟더라도 대폭 수정되거나 부결될 가능성이 커졌고, 아예 법사위 상정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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