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공식 수출
미국 정부가 북한 대동강 맥주의 수입을 허가해, 평양에서 선적된 대동강 맥주가 올 6~8월쯤 미국에 시판될 예정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는 북한 상품이 7년 만에 미국에 공식 수출되는 것이어서, 북미 민간교류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재미동포 사업가 스티브 박(한국명 박일우ㆍ61)씨가 신청한 대동강 맥주 수입 건에 대해 지난해 9월 30일자로 허가서를 발행했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수입 허가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박씨가 신청한 대동강 맥주 1만7,460상자(42만3,360병)에 대해 향후 1년간 수입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수입이 허용된 대동강 맥주의 총 분량은 20피트 컨테이너 약 290개 규모에 달한다. 박씨는 수입 시기에 대해 "미 정부의 수입허가가 승인 날짜로부터 1년간 유효하므로 늦어도 6~8월 이전에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동강 맥주 수입 허가는 미국이 북한에 각종 제재를 가하는 상황에서 이뤄져 주목된다. 미 상무부의 수출입 통계와 KOTRA의 대북교역 현황에 따르면 미국은 2004년 북한에서 150만달러어치의 물품을 수입한 뒤 2010년까지 6년 연속 전혀 수입하지 않았다. 2008년 4월 1,680상자 분량의 북한산 평양소주가 미국에 들어왔으나, 미 상무부 등의 공식 수입통계에는 잡히지 않았다.
이번 수입 허가는 미 재무부의 해외자산통제국(OFAC) 산하 적성국가교역법 허가실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대표적 맥주인 대동강 맥주는 2008년 7월 북한 사상 처음 상업적 CF까지 제작돼 화제가 되면서 한국에도 알려졌다. 북한은 2000년 영국 양조회사에서 부품을 들여와 평양에 세운 조선대동강맥주회사에서 대동강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뉴욕=미주한국일보 신용일 기자 yishin@koreatimes.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