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봉은사 직영화·템플스테이 예산 앙금천주교, 촛불시위·4대강 문제로 감정의 골
직전 노무현 정부가 보수세력 및 기독교와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렀다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여러 종교와 얼굴을 붉혀 왔다.
현정부에서 정치권과 가장 큰 각을 세운 쪽은 불교였다. 개신교 장로인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서울을 봉헌한다"는 발언으로 불교계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소망교회를 비롯한 개신교 인사들을 정부 주요 요직에 앉히면서 다른 종교 홀대 논란을 낳았고, 개신교도인 고위 공직자들의 종교 차별 언행이 잇따르면서 앙금이 쌓여갔다.
국토해양부, 서울시 등의 교통정보 시스템에 교회와 성당만 표기하고 사찰을 누락시킨 일이 불교계의 신경을 건드리더니 급기야 2008년 7월 말 촛불시위 관련자 검문을 강화하던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장의 차량을 과잉 검문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불교계는 그 해 8월 불교신도 20여만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범불교도대회를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해 정부의 종교 편향 논란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유감"과 "불찰"을 직접 언급하며 불심 달래기를 시도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봉은사를 조계종 총무원의 직영사찰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여권의 압력이 있었다는 이른바 '봉은사 외압설'이 터졌다. 지난 연말에는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사찰의 '템플 스테이' 예산을 삭감해 갈등을 빚었다.
정부의 종교 편향 논란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천주교계는 촛불시위와 4대강 사업 반대 등으로 정부와 갈등 양상을 보였다. 촛불시위 당시 천주교계와 불교계는 각각 시국미사와 시국법회를 열고 시민 중심으로 출발했던 촛불시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정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천주교계는 주교회의의 반대 선언, 사제선언문 발표 등으로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불교계도 지난해 12월 조계종 총무원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4대강 사업 반대를 밝히는 등 꾸준히 정부를 압박해 왔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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