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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美정보전쟁서 美는 주요국에 패하고 있다"

입력
2011.03.0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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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이 정보전쟁에서 지고 있음을 자인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지금 정보전쟁 중이며 그 전쟁에서 패하고 있다”며 위기에 처한 미 외교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아랍권 방송인 알자지라를 극찬하기도 했다. 그는 “알자지라가 승리하고 있다. 알자지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도적 역할을 한다”며 치켜세웠다. 반면 미 방송은 수 많은 광고와 공허한 논쟁만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다른 국가에 대한 메시지 전파 노력을 소홀히 해 왔음을 지적하며 “중국도 영어와 여러 외국어로 방송하는 텔레비전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러시아도 영어방송 네트워크를 열었으나 미국은 이를 줄였다”고 덧붙였다.

세계 주요 강국이 저마다 국익을 홍보하고 자신들의 가치를 담은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 전쟁에서 패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는 또 그가 주장하던 문화, 가치관 등의 '소프트파워'를 조화시킨 스마트 외교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클린턴 장관은 또 중국과의 영향력 경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밀릴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공화당이 재정적자를 이유로 외교분야와 대외원조 분야 예산 16% 삭감을 주장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예산 삭감을 막기 위한 전술적 발언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해외 국가들에 대한 지원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미국의 전세계에 대한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외교와 대외원조가 미 영향력 확대에는 전략적 필수요소이며 이 때문에 국무부 예산삭감이 미 영향력 유지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의 경쟁의 예로 파푸아뉴기니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진 국가에서 벌이는 미중간 경쟁을 예로 들었다. “중국은 소규모 태평양 국가의 지도자 모두를 베이징으로 초청해 밥과 술을 먹이며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며 미 외교의 초라함을 부각시켰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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