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의 오랜 숙원이었던 공중 조기경보통제기(AEW&C) 피스아이(Peace Eye)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보잉사는 최종 테스트를 거쳐 첫 기체를 7월 전에 인도한다고 밝혔다. 도입 예정 4대 중 3대는 이미 한국에 도착해 장비 탑재 및 개조작업 중으로, 내년 중 차례로 전력화된다. 적의 항공기를 고도와 지형, 기상에 관계없이 실시간 추적하고 아군 전투기 관제기능을 동시 수행하는 피스아이의 전력화는 대북 방어 및 전술운용 능력을 한 차원 높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피스아이는 한반도 거의 전역을 감시범위에 두고 공중에서 현재 오산과 대구의 지상방공통제소(MCRC) 기능을 거의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특히 미국, NATO 등이 운용 중인 E-3 AWACS의 회전식 레이더의 스캔시차문제를 없앤 고정식 탐지시스템을 장착, 감시 및 관제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지상레이더로는 탐지에 한계가 있는 북한의 특수부대 침투용 AN-2 같은 초저고도 항공기나 소형함정까지 포착할 수 있어 비대칭전력의 열세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게 됐다. 안보의 사각이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피스아이 도입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지상군병력 위주의 북한에 맞선 대칭적 지상방어 전략개념은 우리 병력자원이나 사회경제구조상 가능하지도, 유효하지도 않다. 고도의 정보 및 감시체계를 갖추고 유사시 적의 종심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도록 무기ㆍ장비체계를 고도화, 첨단화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방안임은 자명하다. 마땅히 공중 및 해상전력 강화가 그 핵심이다.
조기경보기 소요가 제기된 게 1980년이다. 그러나 예산배분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려 사업이 5차례나 연기된 끝에 겨우 30년 만에야 이뤄졌다. 첨단전투기, 공중급유기, 무인기, 구축함, 잠수함 등 해ㆍ공군의 주요 전력화사업이 번번이 이런 식으로 축소, 연기돼왔다. 안보의 효율성, 적합성보다 군 기득권에 연연한 행태가 최근 국방개혁 논의에서도 여전해 보여 심히 걱정스럽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