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들썩들썩. 마음이 살랑살랑. 새봄, 어디든 나가고 싶다. 산이든 들이든 하다못해 가까운 공원에라도. 아웃도어 패션에서 최우선은 무엇보다 안전과 건강. 다음은 단연 스타일이다. 헐렁한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 차림, 이젠 부끄럽다. 올 봄엔 당당하게 나만의 아웃도어 스타일 한번 만들어보자. 요즘 아웃도어 패션 키워드는 3가지. 컬러와 내추럴, 그리고 시티다.
과감한 색상, 자연 닮은 무늬
아직도 기능성만 강조한, 남성적이고 칙칙한 아웃도어룩을 고수한다면 트렌드에 뒤져도 한참 뒤진 게다. 톡톡 튀는 밝고 경쾌한 컬러를 과감하게 코디하는 게 요즘 확연한 트렌드다. 기능성과 스타일의 두 마리 토끼 잡기, 아웃도어도 예외일 수 없다.
과감한 컬러 코디는 스타일을 살려줄 뿐 아니라 자칫 산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의 대비책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파란색과 붉은색 분홍색 라임색 같은 컬러는 광택과 독특한 질감을 내는 소재와 결합하면 환한 태양 아래서 훨씬 강렬하게 빛난다. 반대로 지퍼나 로고는 최대한 작게, 모노톤으로 디자인하면 세련된 느낌을 더해준다.
나뭇잎이나 나뭇가지 반딧불 꽃 등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무늬를 디자인에 적용한 아웃도어룩도 올 봄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비비드한 컬러 바탕에 자연을 본뜬 무늬를 바느질이 아닌 열로 눌러 붙인 재킷은 화려하면서도 캐주얼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가까이 접하는 가족단위 캠핑에 안성맞춤. 땀 흡수가 잘 되면서 쉽게 구겨지지 않는 기능성 소재의 옷이면 더욱 좋다.
스타일에 가장 시선이 많이 가는 아웃도어 활동은 워킹 같은 가벼운 운동. 워킹룩의 시작은 시선이 가장 먼저 머무는 재킷이다. 미세먼지와 바람을 막아주고 통풍이 뛰어난 고기능성에 산뜻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선택하는 게 센스. 재킷 안에도 평범한 라운드 면티 대신 독특한 디자인의 티셔츠를 입고 지퍼를 자연스럽게 열어둔다. 특히 셔츠의 목과 등, 어깨 둘레, 허리에 컬러 배색이 들어가면 몸매가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워킹할 때 흔히 입는, 일자형의 발끝까지 오는 트레이닝 바지는 색상이 밝거나 무늬가 있다고 해도 베이직한 느낌이 강해 여간 해선 스타일이 나지 않는다. 7부 또는 무릎 위로 올라가는 짧은 바지를 과감하게 코디하면 한층 활동적인 느낌을 준다. 신발은 지난해부터 스포츠브랜드들이 속속 워킹화를 선보이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병규 르까프 신발기획팀장은 “가볍고 통기성이 우수한 재질에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앞볼이 유연하고 쿠션감이 뛰어난 제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행 패션 기본은 레이어링
이맘때면 도심의 따뜻한 날씨만 생각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에 올랐다 추위에 떠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산속엔 아직 잔설과 얼음이 쌓인 곳도 많다. 산행 일정이 짧다 해도 방심은 금물. 봄철 산행 스타일링의 기본은 겹쳐 입기(레이어링)다. 쾌적한 느낌을 유지시켜주는 속옷과 체온을 유지해주는 보온옷, 신체를 보호해주는 겉옷을 차례로 갖춰 입는 것이다. 그래야 땀을 효과적으로 방출시키면서 기온이 낮아져도 체온이 유지될 수 있다.
산행 스타일링 초보가 흔히 범하는 실수가 바로 면 속옷을 입는 것. 면 소재는 수분을 머금는 속성이 있어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 쉽게 추위를 느끼게 된다. 또 청바지나 면바지는 신축성이 없고 땀에 젖으면 잘 마르지 않아 등산복으론 적절치 않다. 프랑스 아웃도어브랜드 아이더의 이창현 팀장은 “면 속옷보단 땀을 빨리 흡수, 건조시키고 목 주변에 지퍼가 달린 티셔츠, 청바지보단 몸에 밀착되면서 신축성이 좋은 기능성 소재의 바지를 추천한다”며 “무릎 부분에 내구성을 높였거나 관절에 입체 패턴을 넣어 활동성을 높인 바지면 금상첨화”라고 말했다.
보온용 재킷도 어깨에 내마모성 강한 소재를 사용하고 움직임 많은 부위에 입체 패턴을 적용한 제품이 많다. 험준한 국내 산 지형을 고려하고 산행을 전문적으로 즐기려는 사람들이 는 덕분이다. 보호용 겉옷은 극한의 상황이나 악천후를 견딜 수 있도록 방수와 방풍이 뛰어난 고기능성이 좋다.
봄에는 얇고 부드러운 장갑도 필요하다. 보온도 되고 날카로운 나뭇가지에 상처 입을 일도 준다. 우리나라 산은 매끄럽고 단단한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 잘 미끄러지지 않게 해주는 등산화가 필수다. 이 팀장은 단기산행 땐 가벼운 트레킹화를, 1박 이상의 중장기산행 땐 바닥이 딱딱하고 발목까지 올라오는 등산화를 추천했다. 등산배낭은 수납 용도뿐 아니라 넘어졌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된다. 등 전체를 다 덮을 수 있도록 매는 게 안전하다. 등판의 땀 배출 기능이 우수한 걸 고르되, 단기산행엔 남성은 25~35리터, 여성은 18~25리터, 장기산행엔 남성 38~45리터, 여성 28~38리터 정도 크기가 적당하다.
도심 일상과 아웃도어 경계 허물기
공원이나 교외로 가볍게 나들이 떠날 때는 활동성이 강조된 스포티룩보다는 세련된 스타일의 ‘시티 아웃도어’가 요즘 대세다. 두꺼운 점퍼나 기능성 재킷은 벗어버리고 비비드한 원색에 무채색 계열을 매치한 가벼운 차림이면 한층 도시적인 이미지를 낼 수 있다. 아웃도어룩으로뿐 아니라 일상복으로도 손색이 없다.
시티 아웃도어는 특히 여성복을 중심으로 최근 많이 출시됐다. 코오롱스포츠는 지퍼로 주머니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어 날씨와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재킷을 내놓았다. 여성전용 아웃도어 브랜드 와일드로즈는 몸의 실루엣을 강조한 흰 재킷과 까만 레깅스형 바지를 매치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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