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성인보다 인터넷에 중독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고,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한 청소년일수록 인터넷 등에 쉽게 중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의뢰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만9세부터 39세까지 총 7,600명(성인 5,143명, 청소년 2,457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실태를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은 12.4%로 성인 중독률(5.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행정안전부가 밝혔다. 청소년과 성인 전체의 중독률은 8.0%로 조사됐다. 만9세부터 30세까지의 전체 인구(2,191만8,000명)로 추산해 보면 약 174만3,000명이 인터넷에 중독된 셈이다.
특히, 연령대가 낮을수록 중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30대의 경우 4%에 그쳤지만, 20대는 8%로 높아졌고, 고등학생 10%, 중학생 12.2%, 초등학생은 13.37%로 나이에 따른 중독률 차이가 현격했다.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심야 시간(자정~오전6시)에 온라인 게임을 차단하는 셧다운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다.
인터넷 중독률은 가정환경에 따라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가구소득이 월 100만~200만원인 가족 구성원의 인터넷 중독률이 11.9%로 소득 500만원 이상인 가구의 중독률(6.6%)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고, 다문화가정 자녀의 중독률(37.6%)은 일반가정 자녀(12.3%)의 세 배를 넘었다. 특히, 한부모가정 자녀의 고위험군(중독자 중 치료가 필요한 집단)은 7.3%로 양부모가정 자녀(3%)의 두 배를 웃돌았다.
아울러 청소년 중에서는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불안정할수록 인터넷은 물론 술과 담배에 중독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대병원 정신과 이영식 교수팀이 서울시내 중ㆍ고등학생 2,188명을 대상으로 부모와의 애착정도와 중독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부모와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는 청소년일수록 술ㆍ담배나 인터넷에 중독될 확률이 높았다. 이 교수는 “청소년의 중독 행위를 줄이기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기수기자 blessyo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