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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리비아 군사개입 한발짝 물러선 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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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리비아 군사개입 한발짝 물러선 美

입력
2011.03.0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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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이하 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1990년대 발칸반도에서 시행됐던 비행금지구역을 모델로 리비아에 대한 비행금지구역 비상계획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NATO와 유럽연합, 미국, 영국 등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비행금지구역 시행안 검토에 착수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군사대응에 대한 신중론, 또는 회의론이 일고 있다.

1일 미군 수뇌부는 일제히 군사작전이 "검토중인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면서도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는 요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리비아 인근 지중해 지역으로 전개중인 미군 병력도 민간인 소개와 인도주의 구호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먼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군사조치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간에 군사조치에 대한 합의가 없었음을 언급하며 "직접적 군사개입을 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논란중인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서도 "리비아 뿐 아니라 중동 전역에서 미 국익에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현실적으로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병력을 차출하기 어렵고 근본적으로는 이라크 전쟁에서 보듯 중동에서의 미군 개입에 따른 정치ㆍ군사적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회견장에 동석한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도 "(군사개입은) 엄청나게 복잡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나온 제임스 매티스 중부군 사령관은 군사개입의 위험성을 보다 직설적으로 밝혔다. 그는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위해서는 먼저 (미군의 공군력을 위협할 수 있는) 리비아 대공방위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며 "이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해 "단순한 것이 아닌 만큼 환상을 갖지 말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 군사적 검토 없이 이 문제가 '가볍게' 논의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리비아 방공망에 대한 공습은 사실상 또 다른 전쟁행위라는 얘기다.

리비아 반정부군이 미군의 '전위부대'라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서도 외부 군사개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반정부군의 민주화 명분이 외세의 꼭두각시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반정부군이 외국군의 들러리로 보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외교ㆍ안보 수뇌부의 이런 발언은 미국이 무력시위를 통해 카다피 정권축출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군사작전 돌입에는 한계가 있다는 고민을 내비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비아 내전사태가 격화하면 미국의 선택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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