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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개헌,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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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개헌, 이게 최선입니까?

입력
2011.03.0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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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당내 개헌특위 구성에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 위상에 대한 당내합의를 이끌기도 쉽지 않았다. 이를 반영하듯 엊그제 실시한 국회의원 여론조사에 따르면 4명 중 3명의 의원이 개헌은 차기 정부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국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데 부응해서 법과 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일반론은 항상 옳다. 그러나 현재 논의가 되고 있는 개헌 시도는 국민적 공감대도 낮고 논리적으로도 납득적이지 않다.

4년 중임제 주장이 간과한 것

국민들은 우리 정치가 이처럼 엉망이고 희망은커녕 분노와 낙담을 주고 있는 것이 헌법에 결함이 있거나 시대에 뒤처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회법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서 국민들의 비난을 받는 정치인들이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에 터무니없다는 반응이 중론이다.

대통령 임기와 관련하여 4년 중임제를 보자. 현행 5년 단임제에서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없고 곧바로 레임덕이 발생하는 문제를 지적한다. 그리고 총선과 선거 주기가 달라 선거 회수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임제에서 야기되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 동안 우리가 재선을 시키지 못해 아쉬웠던 대통령이 몇 명이나 될까? 5년도 지겨웠던 대통령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중임제라면 현직 대통령은 재선에 나설 것이고, 정치적 중립문제가 야기된다. 선거에서 현직자의 이점을 살린다면 국민들은 지겨운 대통령을 8년이나 보아야 할지도 모른다.

역대 대통령 주변에서 발생한 비리문제를 보자. 만일 그 대통령들이 재선을 했다면 그러한 문제는 밝혀지지 않은 채 더 심한 비리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로 인한 더 많은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다. 오히려 단임제이기 때문에 비리를 덮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권력형 비리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대선과 총선의 선거주기를 같게 한다면, 총선은 대선 분위기에 휩쓸려 버릴 것이다. 대선을 이긴 정당이 총선에서도 다수 의석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미국의 동시선거 결과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소야대의 정국이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진다. 대통령제가 원래 행정부와 의회의 견제와 균형을 전제로 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여대야소가 구조적으로 조장되어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 선거가 너무 많아 낭비적이라는 주장은 민주주의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라는 측면을 간과한 것이다. 선거비용 때문에 동시선거를 주장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대통령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원적 정부형태를 제시하는 개헌 논의를 보자. 내치(內治)와 외치(外治)를 각기 선출한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맡는 방식이 하나의 예이다. 이러한 권력 분립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미FTA는 내치의 문제인가 외치의 문제인가? 무역관계는 국내경제와 연관되게 마련이다. 더욱이 다른 정당이 권력을 나누어 갖게 된다면 그때 발생하는 갈등과 혼란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회는 맡은 역할부터 잘 해야

양원제 주장도 수긍하기 어렵다. 단원제인 현재에도 국회가 제대로 입법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데, 양원제를 채택한다면 입법의 신중성이 아니라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더 많다. 혹자는 양원제에서는 국회 내 갈등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정치문화를 볼 때 오히려 더 많은 갈등의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민생법안이 산적한 국회에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헌법 개정이 아니다. 현행 헌법과 법률이 규정한 국회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다. 개헌을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의 3분의 2 찬성과 국민투표에서 50% 이상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개헌 논의,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이현우 서강대 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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