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롯데로 돌아온 '풍운아'최향남(40ㆍ롯데)이 은퇴 배수진을 치고 올시즌 '올인'을 다짐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최향남은 2일 가모이케구장에서 열린 연습경기에 앞서 올시즌을 '현역 생활 연장의 분수령'이라고 스스로 전망했다. 최향남은 "쉽지 않겠지만 올해가 중요하지 않겠나. 시즌을 치르면서 몸 상태와 기량을 확인해 내년 거취를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971년생인 최향남은 KIA 이종범(41)에 이어 최동수(SK) 이숭용(넥센)과 함께 프로야구 전체 '넘버 2'다. 국내 프로야구 현실에서 숫자로만 따지면 은퇴를 했어도 몇 번 했을 나이지만,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은 그를 오뚝이처럼 다시 세워 놓았다. 2005년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37의 호성적으로 말년의 정점을 찍은 최향남은 이후엔 고배를 마셨다.
롯데에서 뛰다가 2008년 시즌 후 돌연 메이저리그 재도전을 선언한 뒤 세인트루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시즌 도중에 방출됐고,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인 앨버커키 입단도 실패로 끝났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에서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해태와 LG, KIA와 롯데를 거치는 동안 미국 도전만 네 번에, 일본 도전 두 차례까지 끊임없이 자신을 테스트해 왔다. 그러면서 데뷔 초기'불펜의 선동열'이라는 비아냥을 극복하고 국내에서도 새삼 가치를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향남도 이제 한계점에 다다른 것을 시인했다. 연봉 7,000만원에 롯데로 복귀한 그는 "이제 나이도 있고, 올해 초중반까지 해 보면 (현역 생활 연장을)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향남은 마운드에서만은 여전히 씩씩했다.
지난 달 27일 KIA와의 경기에서 1이닝을 던졌는데 KIA 후배 타자들은 "여전히 직구만 뿌리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가 아직 통한다는 뜻이다.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구위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최향남은 최근 수년간 해외 무대에 도전하면서 스스로 조절하는 법을 터득했다.
최향남은 "해외진출에 도전하기 전 롯데에서 마무리를 맡았었지만 보직은 상관 없다. 내 공을 얼만큼 던질 수 있는지 확인해보고 팀 성적에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3년 만에 돌아온 팀 분위기에 대해서는 "전에 있을 때 팀의 틀이 잡혔다면, 이제는 완성돼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가고시마(일본)=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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