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열린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는 '지하철 시리즈(Subway Series)'로 불렸다. 뉴욕을 연고로 하는 아메리칸리그의 양키스와 내셔널리그의 메츠가 나란히 최종 무대에 진출했다. 결과는 양키스의 4승1패 승리.
두 팀의 월드시리즈 맞대결은 당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양키스가 이후 2001, 2003년과 2009년 월드시리즈에 오르는 사이 메츠는 한번도 월드시리즈를 밟지 못했다. 역대 우승 횟수만 봐도 27차례의 양키스가 2차례에 불과한 메츠를 압도한다. 그러나 두 팀간 맞대결만은 언제나 뜨겁다. 양대 리그간 경기가 생긴 1997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승3패 동률이 6차례. 뉴욕의 자존심은 양보할 수 없는 타이틀이다.
2011시즌을 앞두고 전통의 라이벌 양키스와 메츠의 '극과 극' 걱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양키스는 간판 선수의 '억 소리'나는 씀씀이가 도마 위에 올랐고, 메츠는 구단주가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리면서 휘청대고 있다.
양키스발(發) 논란의 중심은 메이저리그 대표 유격수 데릭 지터(37)다. 40대를 바라보면서도 지난해 말 3년간 5,100만달러에 계약한 지터다. 양키스에서만 16년을 뛴 그는 최근 플로리다주 탬파 인근 데이비스 아일랜드에 완공한 대저택이 공개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835㎡(약 858평)에 이르는 지터의 저택은 침실 7개, 욕실 9개, 차고 3개로 구성됐다.
보트 선착장 2곳과 수영장도 있다. 이쯤 되자 양키스의 공동 구단주인 행크 스타인브레너는 "몇몇 선수는 집 짓는 데 정신이 팔려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 시즌 양키스는 와일드 카드(95승67패)로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덜미를 잡혀 월드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메츠 입장에서는 팀 내 사치 풍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키스가 부럽기만 할 것 같다. 메츠의 구단주인 프레드 윌폰은 미국 최대 금융사기(폰지)의 주범 버나드 메이도프에게 기대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소송에 휘말렸다. 피해자 측이 청구한 금액은 무려 10억달러에 이른다. 현재로서 윌폰은 메츠 구단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메츠에 주머니를 열 '구원투수'로 마틴 루터 킹 3세,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큐번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뉴욕 타임스는 1일(한국시간) "보비 밸런타인과 그의 지인들이 메츠의 새 주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의 야구관련 프로그램 진행자인 밸런타인(61)은 96년부터 2002년까지 메츠 감독을 지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사령탑을 맡아 이승엽(오릭스)과의 인연도 있다. 이승엽은 2004년부터 2년간 지바 롯데에서 뛰었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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