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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파동… 해체론… 한기총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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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선거 파동… 해체론… 한기총 최대 위기

입력
2011.03.0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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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선거 파동으로 집안싸움이 극에 달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를 두고 해체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자정을 기대할 수 없을 만큼 썩었으니 없애야 한다는 예기가 나온다.

한기총은 한국 교회의 보수 교단을 총망라한 기구로 66개 교단, 19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한 개신교계 최대 단체다. 정치인들이 선거에 당선되거나 요직을 맡으면 제일 먼저 찾아가서 인사를 할 만큼 영향력이 크다.

한기총의 대표회장 선거가 돈 선거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7, 8년 전부터 고질이됐다. 큰 교단은 30억~50억원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파동은 길자연 목사가 새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 금권 선거 폭로가 잇따르면서 가속이 붙었다. 전 대표회장인 이광선 목사가 지난달 "나도 돈을 뿌려 당선됐다"고 밝힌 데 이어 길 목사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 목사들이 "대표회장 후보 선출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고 말해 한기총의 치부를 드러냈다. 참회와 자성의 양심선언처럼 보이지만 실은 내부 세력 다툼에서 나온 잡음이라는 해석이 압도적이다.

한기총 해체 운동은 개신교 시민운동 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교개혁)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앞장서고 있다. 기윤실은 일단 한기총 소속 교단들에 한기총 탈퇴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고 그래도 안 되면 해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할 계획이다. 7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 건을 정식 의결해 바로 행동에 들어가게 된다.

한기총 해체론은 기윤실 자문위원장이자 교개혁 고문인 철학자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씨가 제기했다. 그는 "한기총은 구제 불능으로 타락했기 때문에 자정론은 수사에 불과하다"고 단언하면서"한기총 해체 운동에 대해 절대 다수가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교개혁 사무국장인 남오성 목사도 "한기총은 정치_종교 유착으로 성장한 비정상 기구"라고 비판하면서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기총은 한국 교회 전체가 아니라 소수 대형 교회를 대표하는 기구일 뿐"이라며 "더 이상 교회를 욕보이지 말고 스스로 해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현재 한기총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더불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양대 기구다. NCCK는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비교적 진보적 단체인 반면, 89년 창립된 한기총은 보수 우파를 대변해 왔다. 한기총이 NCCK에 맞서는 조직으로 출발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교단 모임인 미래교회포럼준비위원회도 2월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기총의 태생적 한계를 지적하며 해체를 촉구했다.

해체론이 아닌 자정론이 없진 않다. 교회갱신을위한목회자협의회는 최근 교회의 거룩성 회복을 위한 기도회를 열어 한기총의 자정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 기구는 한기총 현 회장과 같은 교단인 합동 소속이어서 이들의 주장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약해 보인다.

이번 돈 선거 파동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이광선 목사를 포함한 한기총 비상대책위원회가 현 체제는 불법이라고 계속 주장하자 한기총은 지난달 22일 임원회의를 열어 비대위 소속 목사들을 중징계(자격정지ㆍ제명)한 것이다. 한기총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징계를 받은 29명은 이에 반발, 한기총을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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