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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경 주연 '파우스트'/ 프랑스적 서정 낭만주의 극치, '가장 우아한' 아리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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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경 주연 '파우스트'/ 프랑스적 서정 낭만주의 극치, '가장 우아한' 아리아가 펼쳐진다

입력
2011.03.01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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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파우스트 시리즈’의 첫 기획작으로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던 보이토의 ‘메피스토펠레’에서 국립오페라단은 구설을 작심한 듯했다. 괴테가 넌지시 비춘 욕망의 세계가 파격적 관능의 색채로 구현됐고, 일부 언론은 기다렸다는 듯 몰강스레 쏘아 댔다.

이 시리즈는 두 번째 무대를 프랑스 작곡가 구노의 ‘파우스트’에 할애한다. 그러나 이번에 관능은 뒷전이다. 파우스트를 소재로 한 여러 오페라 중 음악적 서정과 우아미가 가장 돋보인다는 원작의 색채를 더욱 탁마하기로 했다. 한국 테너 가운데 최초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으로 우뚝 선 김우경(34)씨를 타이틀 롤로 세우는 터라 그 같은 선택은 차라리 지당해 보일 정도다.

2001년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래 현지 오페라 무대에서 승승장해 온 그가 정규 무대로 고국의 팬들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2008년 국내 첫 독창회를 가진 이래 지난해 7월 소프라노 홍혜경과 꾸민 오페라 듀엣 콘서트 등이 맛보기였다면 이번은 총체적 기량을 펼칠 자리라는 점에 기대는 높아간다.

거장 플라시도 도밍고까지 상찬을 아끼지 않은 ‘파우스트’다. “목소리는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고 윤기 나며, 연기는 여유롭고도 자신감 넘친다.” 주인공보다 먼저 당도한 거장의 평에 고국 팬의 기대는 한껏 부풀어 있다.

“행복하여라, 정숙하고 순결한 거처여!” 3막의 아리아 ‘정결한 집’은 그의 완벽한 기교로 메트로폴리탄은 물론, 빈과 베를린국립극장 등 세계적 극장을 박수로 뒤덮이게 했다. 또 세상의 황금 만능주의를 풍자한 ‘금송아지의 노래’, 보석 상자를 발견하고 기쁨에 겨워 부르는 2막의 ‘보석의 노래’ 등은 프랑스적 서정 낭만주의의 극을 구현한다. 1859년 파리에서 초연된 후 인기를 유지하게 해 준 것은 이 작품이 이 같은 아리아의 향연장이기 때문이다.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 등 파우스트 박사 전설을 모티브로 한 여타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우아한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이유기도 하다.

김우경의 맞수인 메피스토펠레스 역의 새뮤얼 래미(69)가 구현할 악마적 베이스 바리톤은 무대의 긴장감을 불어넣는 요소다. 난봉꾼(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 중 타이틀 롤)에서 고통에 처한 왕(베르디의 ‘돈 카를로’ 중 필립2세)까지 폭넓은 연기력 덕에 그의 무대는 “오페라의 전설을 창조하는 공연”(뉴욕포스트)이라는 칭찬은 물론, “섹스 심벌이 되는 오페라 가수”(스테레오리뷰)라는 별난 평까지 얻기도 했다. 그는 또한 세 차례 그래미상을 따낼 만큼 부지런한 음반 작업 덕에 “역사상 가장 많이 리코딩 된 베이스”로 공인받고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세계 도처에서 매해 70여회 치르는 무대 중 하나다.

프랑스 오페라 특유의 발레 장면을 국립발레단이 어떻게 구현할지 또한 주목거리다. 지휘자 오타비오마리노는 2005년 ‘가면 무도회’ 이후 지난해 ‘메피스토펠레’까지 8회의 국내 무대로 팬을 쌓아 가고 있다. 16, 18, 19, 2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02)586_5281

장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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