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에 요즘 CJ 경계령이 내려졌다. ‘예능 PD 누가 CJ 측과 접촉했다더라’ ‘잘나가는 PD의 경우 몸값이 10억원 선이다’는 등 소문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과장된 부분이 있지만 유능한 지상파 PD들을 모집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방송제작 분야에서 케이블은 ‘2부 리그’로 인식돼왔는데, CJ의 파워가 커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CJ 계열사들은 지난해 이례적으로 30명의 신입 PD를 채용할 정도로 인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종합 미디어그룹 CJ E&M(Entertainment & Media)이 1일 공식 출범한다. 지주회사인 오미디어홀딩스 아래 CJ미디어ㆍ온미디어(방송), 엠넷미디어(음악), CJ인터넷(게임), CJ엔터테인먼트(영화)를 합병한 ‘미디어 공룡’ CJ E&M은 벌써부터 ‘한국판 타임워너’로 불리며 지상파 3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지상파에 대한 충성도가 급속히 떨어지고, 스마트폰, 아이패드 같은 단말기 보급으로 콘텐츠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초유의 대형 콘텐츠 그룹의 탄생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방송 관계자들은 CJ E&M이 종합편성채널보다 훨씬 위협적일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한 엠넷의 ‘슈퍼스타K’의 성공은 케이블도 콘텐츠만 좋다면 지상파와의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인식을 갖게 했다. CJ의 PD 영입 움직임 역시 이런 자신감에 비롯된 것으로 콘텐츠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CJ E&M 출범은 특히 ‘슈퍼스타K’ ‘막돼먹은 영애씨’ 같은 킬러 콘텐츠를 공연이나 영화, 게임 콘텐츠로 만드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를 가능케 해 수익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바탕이 될 전망이다. 또 디지털케이블TV, IPTV, 스마트폰 등 여러 뉴미디어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허브 사업을 새로 시작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게 됐다.
CJ E&M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1조3,970억원인데, 2015년 매출 목표를 두 배를 훨씬 넘는 3조1,070억원으로 잡고 있다. 특히 해외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2015년까지 매출 목표의 30%에 해당하는 9,300억원의 수입을 해외에서 올리겠다는 포부다. 동남아시아 7개국에 진출한 tvN아시아를 11개국으로 확대하고, 한류 음악시장을 기반으로 Mnet아시아 등을 추가 론칭할 예정이다. 유통망까지 확보하고 있는 CJ가 콘텐츠 시장까지 장악하면서 한 기업의 독식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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