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28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대통령 하야 운동’ 언급에 대해 “대통령을 협박하는 언동”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목사는 최근 ‘이슬람채권에 대한 과세 감면을 골자로 하는 이슬람채권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 하야 운동을 펼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조 목사의 발언은 개신교단측의 낙선 운동 발언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것”이라며 “이는 교회가 자신의 의견과 다른 견해를 가진 대통령을 협박하는 언동으로 정교분리에 반하는 위헌적인 발언일 뿐 아니라 대형 교회의 수장으로서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목사는 기독교계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을 만든 만큼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그러나 이 대통령은 기독교 표뿐 아니라 가톨릭, 불교, 심지어 무신론자들의 표까지 합쳐져서 당선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가 당선시켰으니 하야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오만방자한 독선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교회가 이슬람채권법은 물론 모든 정치 문제에 관해서 얼마든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그러나 교회 의견에 반대한다고 낙선 운동,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부당한 정치 개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법과 교회 정신에도 반하는 것”이라면서 “정치가 이렇게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면 참으로 큰 일”이라고 우려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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