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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의식 회복 "총 쏜 해적은 기억못해… 생선회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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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선장, 의식 회복 "총 쏜 해적은 기억못해… 생선회 먹고 싶다"

입력
2011.02.2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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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에게 영어로) 죽이려면 죽이라고 했다." 청해부대의 '아덴만 여명' 작전 중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총상을 입고 사경을 헤맸던 석해균(58) 삼호주얼리호 선장이 28일 의식을 완전히 회복했다.

석 선장은 이날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첫 인터뷰를 갖고 억류 상황과 총격 당시 상황 등을 밝혔다. 왼팔은 깁스를 했지만 비교적 자유로운 오른팔로 손짓을 해가며 인터뷰에 응했다. 간간이 미소를 지었고 "못 생겨도 잘 찍어달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석 선장은 "해적 수중에 배가 들어갈 때까진 선장에게 마음대로 못 할거니 총부리를 목에 겨눠도 헌 종이에다 '배를 고장내라'고 적어 선원들에게 건넸다"고 다급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해적들이 "죽이겠다"는 협박은 계속 했지만 구타는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석 선장은 "배를 일부러 고장 낸 게 발각돼 젊은 해적 두 명에게 주먹으로 등을 맞은 적은 있다"고 했다.

총을 쏜 해적에 대해서는 "작전 당시 어두워서 기억을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매트리스를 뒤집어쓰고 엎드려 있는데 바닥을 스치면서 (총탄이) 튀어 올랐다"며 "총격이 오갈 때 '여기서 눈감으면 죽는다. 작전이 끝날 때까지 정신을 잃지 말자'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 청해부대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피가 흐르는) 왼팔을 보고 "헬기를 불러달라"고 했고, 대원들이 팔을 감싼 뒤 헬기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해 줬다"며 "(오만 현지) 병원에서 '아주 안 좋다. 위험하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정신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아덴만 여명 작전 성공에 대해서는 뿌듯해했다. 그는 "선원들이 모두 무사한 것을 알고서 '내 작전이 맞았구나' 생각했다. 세계적으로도 성공한 작전이 아니냐"며 환하게 웃었다. 국민적 관심에는 다소 당황스러운 듯 "모두가 신경 써준 덕분에 많이 좋아졌다"며 "국가적으로 손해를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선장으로서 의무와 도리를 다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석 선장은 "나는 부산사람이다. 겨울철인데 생선회와 산낙지가 먹고 싶다"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인공호흡기를 착용한 뒤 한 달간을 영양제로 버티다 이제 막 미음을 먹기 시작했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석 선장 병세가 지난달 18일부터 호전세로 돌아서자 병원 측은 인공호흡기 강도를 조절하며 자발적 호흡 훈련에 돌입했다. 25일부터는 혼자 호흡을 하는 단계에 도달해 의료진은 생명을 구하는 치료는 거의 완료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희석 아주대병원장은 "폐기능은 물론, 봉합한 복부 3곳도 말끔히 치유 중이고, 총상으로 인한 골절 부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말께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긴 뒤 추가 정형외과 수술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 선장이 건강을 어느 정도 회복하면 해적사건을 수사중인 검찰 조사도 이뤄질 전망이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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