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무덤에서 나온 묘지명(墓誌銘)을 모은 특별전 ‘삶과 죽음의 이야기, 조선 묘지명’ 이 1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1일 개막한다. 중앙박물관은 2007년에는 고려 묘지명 특별전을 했었다.
묘지명은 죽은 이의 이름과 행적, 집안 내력 등을 적어 무덤에 넣는 것으로 한 인물의 개인사뿐만 아니라 당시의 생활상과 사회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다. 고려시대 묘지명이 대부분 네모난 돌판인 것과 달리 조선시대 묘지명은 분청사기와 백자 등 도자기 재료를 쓰고 형태도 원형, 서책형, 그릇 모양, 벼루에 새긴 것 등 다양하다.
4월 17일까지 하는 이번 전시는 중앙박물관 소장품 100여건과 다른 기관이나 개인이 갖고 있는 50여건을 모았다. 광해군에 의해 여덟 살에 죽임을 당한 영창대군, 아버지 영조의 명으로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 조선 문단을 대표하는 거목 서거정과 정철, 세조를 왕위에 올린 일등공신으로 일세를 풍미한 권신 한명회 등의 묘지명을 볼 수 있다. 영창대군 묘지명은 이번에 처음 공개하는 것이다. 사도세자 묘비명은 영조가 직접 쓴 것으로 사도세자가 “난잡하고 방종한 짓”을 일삼아 훈육하고자 뒤주에 가뒀는데 죽을 줄은 몰랐다며 비통한 마음을 토로하고 있다.
전시는 조선시대 묘지명의 변천사를 보여 주는 1부, 영창대군처럼 특별한 사연을 지닌 주인공들의 묘지명을 모은 2부를 따로 구성했다. 묘지명을 제작해 묻기까지 전 과정을 재현한 모형을 함께 전시해 이해를 돕는다.
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시대 묘지명은 210여건. 조선 전기부터 후기 것까지 고루 갖췄고 종류 형식 내용이 매우 다채롭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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