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포기하라는데, 핵무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포기해, 말아?”
“핵무기는 곧 조선입니다. 그것을 없애느니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편이 낫습니다.”
1997년 고(故)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 함께 탈북, 한국에 정착한 김덕홍씨가 최근 미국 허드슨연구소 연구위원에게 전한 김일성·정일 부자의 대화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보도된 김씨의 전언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은 1990년대 초반 노동당 군사위원회 회의에서 핵보유 전략에 대해 의견을 물었고, 당시 후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강경한 핵보유 의지를 드러냈다.
김씨는 자신이 북한에서 열람한 문서를 근거로 이같이 소개하고 당시 김일성은 “미국의 요구에 맞서가며 핵개발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배짱이 있다”며 아들을 칭찬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공식 입장과 달리 핵무기를 아버지의 ‘유산’으로 생각해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대북식량지원은 “북한 핵프로그램에 자금지원을 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김일성종합대학 정치경제학과를 나온 김씨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자료실 부실장, 조선여광무역연합총회사 총사장 등을 지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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