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동통신망에서 무선 데이터 이용이 늘면서 음성통화가 끊어지거나 전화를 걸 수 없는 현상(본보 2010년 10월 20일 보도)이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경(창조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스마트폰 도입 이후인 2009년 11월 이후 1년 동안 이동통신의 통화 절단율이 0.19%에서 0.55%로 189% 상승했다. 통화 절단율이란 중간에 비정상적으로 통화가 끊어지는 비율이다.
이 의원은 절단율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를 스마트폰 확산에서 찾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자들이 늘면서 데이터 사용량 또한 급증해 음성통화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10월에 본보 취재 시에도 전문가들이 같은 주장을 폈다. 휴대폰 제조업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업체들이 스마트폰 가입자 증가에 맞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스마트폰 뿐 아니라 일반 3세대 휴대폰 이용자들도 통화 중 끊어지거나 제대로 전화가 걸리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월 5만5,000원 이상 내면 3세대 이동통신망에서 무제한 무선 인터넷을 쓸 수 있다.
전문가들은 늘어난 무선 데이터가 음성통화를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한 전문가는 "휴대폰 이용자들이 이동할 때 접속 신호를 이전 기지국에서 다음 기지국으로 넘겨주는데, 다음 기지국에 데이터 이용량이 많으면 접속 신호를 제대로 받을 수 없어 통화가 끊어진다"며 "통신망 구성을 잘해도 특정 지역에 가입자가 몰리면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이용자들의 이용 행태와 스마트폰의 기기 문제가 더 크다는 반론을 펴고 있다. 모 이통사 관계자는 "지나치게 많은 응용 소프트웨어(앱)를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앱끼리 충돌해 기기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통화가 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이통사들은 이 같은 반론과 달리 데이터 이용량 증가가 음성통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주파수 대역폭 확대를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이통사들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음성통화의 품질 저하는 서둘러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해외 각국이 무선데이터 폭증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하는데 우리 역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 시대에 걸맞는 주파수 정책을 마련해 음성통화의 품질 저하를 막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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