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내달 3일 열리는 양회(兩會)를 앞두고 곡물가격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나섰다.
중국 당국은 우선 중량(中糧)과 화량(華糧), 중추량(中儲糧), 중팡(中紡)그룹 등 4대 국영 곡물업체들에 대해 옥수수 등의 수매 제한령을 내리는 한편 서민들의 주식인 콩에 대한 수입관세를 현재의 3%에서 1%로 대폭 낮춰 곡물안정을 꾀하는 방안 마련에 돌입했다고 중국 찡잉바오(經營報) 가 28일 보도했다.
중국 4대 곡물업체들에 대한 수매제한 조치는 특히 최근 혹독한 가뭄으로 수확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ㆍ북부 지역에서 엄격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당국이 이같이 양회를 앞두고 수매제한에 적극 나선 것은 최근 가뭄으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곡물시장의 큰 손인 4대 국영기업들까지 수매경쟁에 앞 다퉈 나설 경우 가격급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국당국은 또 해외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콩 등에 대한 수입관세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식량경영전문 분석가인 리뭐다(李墨達)는 “중앙정부는 양회를 앞두고 지방정부에 최우선적으로 식량가격 안정정책을 펴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춘제(春節ㆍ설)이후 현미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며 지난해 최고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당국의 수매 제한조치로 국영업체들의 발이 묶인 틈을 타고 세계 곡물 메이저들이 공세적으로 중국산 곡물 확보에 나설 경우 더 큰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중국의 국영 업체들이 수매에 소극적인 가운데 싱가포르계 세계 곡물 메이저인 윌마 인터내셔녈은 최근 중국 내 수매 거점을 대폭 늘리며 국제 시세의 추가 상승에 대비해 중국산 곡물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외국계 곡물 메이저들은 지난해 가뭄과 여름 장마로 수확량이 감소한 중국산 밀 확보에 나서 국제 곡물가격의 폭등으로 막대한 차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영 곡물업체 관계자는“최근 3개월 만에 국제 식품가격이 15% 상승했고 중국 내 쌀과 밀 가격도 급등하는 등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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