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학과 함께 전국 일부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친환경 무상급식'을 하는 서울의 경우, 자치구 25곳 가운데 21곳의 초등학교에서 1~4학년에 대한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1~3학년 무상급식 비용을 시교육청이 지원하고, 4학년 급식비는 자치구가 부담하는 구조다. 하지만 자치구에서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강남 송파 서초 중랑구 소재 학교에서는 1~3학년만 무상급식을 받게 됐다. 친환경 급식 지원금도 끼니당 강동구 230원 성동구 50원 도봉구 65원 송파구 0원 등 자치구별로 천차만별이라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학교들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학교를 찾은 학부모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친환경 무상급식 개시 행사'가 열린 서울 성동구 금옥초등학교에서 공개한 식단은 삼치간장구이 배추된장국 현미밥 오이달래무침 친환경사과 우유 등으로 구성됐다. 열량은 615Kcal 내외로, 특히 쌀은 쌀눈이 살아있는 7분도미와 찹쌀을 섞어 썼다고 학교는 설명했다.
이 학교 3,5학년 두 자녀를 둔 학부모 김경숙(37)씨는 "친환경 식재료와 현미 등을 사용해 맛이 좋았다"면서도 "여건이 좋은 학생들까지 모두 지원하다 재원이 바닥나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4학년 학부모 김정수(41)씨 역시 "급식비가 우유비를 포함해 월 4만원 가량이었는데 무상으로 한다니 반가운 얘기"라면서도 "다른 교육여건이 열악해지는 것은 아닌지 신경 쓰인다"고 했다.
반면, 서울 송파구 문덕초 1,3학년 두 자녀를 둔 김모(39)씨는 "한 달에 12만원 정도 부담을 덜게 됐는데, 12만원이면 학원 한 곳의 수강료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고 반겼다.
금옥초의 경우 끼니당 교육청 제공 무상 급식단가 2,457원, 구청이 지원한 친환경식재료비가 50원으로 한 끼 급식비가 총 2,507원이다. 운영비를 제외한 순수 식재료 구입비는 2,397원(우유비 포함)으로 지난해보다 끼니당 107원 가량 늘어났다. 도봉구 자운초 역시 이날 무상급식 단가 2,457원에 구청 지원금 65원을 더해 한 끼당 2,522원으로 식단을 짜서 점심으로 밥, 카레(돼지고기 포함), 오징어 튀김, 깍두기, 귤 등을 제공했다.
그러나 강남3구와 중랑구 소재 학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송파구 문덕초가 이날 선보인 식단은 비빔밥 계란국 바람떡 귤 김치 등으로 총 단가가 2,457원이었다. 자운초와 비교하면 끼니당 65원, 이웃한 강동구 소재 학교들과는 끼니당 230원이 적은 것.
이 학교 박미영(43) 영양사는 "단가가 낮은데 (친환경) 식단을 구성하기 힘들었다"며 "식자재 값까지 많이 올라 돼지목살 대신 전지(앞다리살) 등 싼 부위를 쓰고 과일도 일주일 2회에서 1회로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급식 지원금은 지난해 강서친환경유통센터에서 식자재를 구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가 100원, 자치구가 50원을 지원했지만, 올해 서울시가 지원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지자체 재량에 맡겨졌다.
구제역 등의 여파로 부쩍 뛰어오른 식자재 값도 문제다.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 장모(43) 영양사는 "구제역과 물가상승으로 수급이 여의치 않고 특히 돼지고기 값이 많이 올라 양을 줄이거나 닭ㆍ오리고기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며 "곧 4월 급식 식단을 짜는데 채소 값 등이 더 내리지 않는다면 일부 친환경 반찬을 일반 반찬으로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이번 학기, 일부 또는 전체 학년에 무상급식을 도입한 학교는 전국 1만1,329개 초ㆍ중ㆍ고 중 50.4%인 5,711개교로, 이는 초등학교 79.8%(4,703개교), 중학교 25.4%(803개교), 고등학교 9%(205개교)에 해당한다. 지역별로는 전국 지자체 229곳 중 183곳(80%)에서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시작했다. 충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초ㆍ중학교 전 학년 무상급식을 실시하며, 충남 광주 전남 전북 등은 초등학교 전 학년, 서울 경기 인천 경남 등은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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