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사고가 너무 잦다. 11일 광명역 탈선사고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지 불과 2주 만에 KTX가 이틀 내리 고장을 일으켰다. 금요일 경기 화성에서 열차가 멈춰선 데 이어, 토요일엔 김천ㆍ구미역 인근에서 가속장치에 문제가 발생했다. 앞서 6일에는 부산역에서 배터리 고장으로 열차를 교체하는 일이 있었다. 이래서야 도무지 불안해서 KTX를 마음 놓고 탈 수 있을까 싶다.
국민이 KTX 고장사고에 특히 민감한 이유는 대형사고의 우려 때문이다. 시속 300km로 달리는 KTX의 사소한 부품 결함이나 관리 소홀도 곧바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1998년 100명 이상이 숨져 최악의 고속철 사고로 기록된 독일의 이체(ICE) 탈선도 바퀴의 링 하나가 파손된 게 원인이었다. 26일 사고 뒤 코레일 경영자가"사람이 다쳤느냐? 무슨 큰 일이라고…"라고 말한 게 사실이라면, 대단히 무책임하고 안이하다.
지난해부터 잇따른 고속철 사고는 초기의 프랑스제 KTX1과 최근의 국산 KTX2 산천을 가림 없이, 차량과 관리시스템 각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정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해결이 쉽지만 사고 원인이 차량과 기기, 시스템에 두루 걸쳐있다면 불안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코레일 내부에서 경영효율화를 명분으로 점검 운행주기를 연장하고 정비 인력을 감축한 탓이라는 뒷말이 많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명백히 잘못됐다.
우리나라는 지금 브라질과 터키, 미 캘리포니아의 고속철 수주를 놓고 중국 일본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KTX의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한껏 높여야 하는 시점에서 잦은 사고가 더욱 걱정스러운 까닭이다.
고속철은 성능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국산 고속철 개발사인 로템도 외국과 비교해 고장율이 상대적으로 낮다고만 주장할 게 아니라 미세한 결함 가능성까지 제거하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해외 수출에 앞서 국내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고 든든한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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