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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트리폴리 요새화…주변 도시 치열한 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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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내전/ 트리폴리 요새화…주변 도시 치열한 교전

입력
2011.02.27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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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트리폴리는 고요했다. 외신들은 '피의 금요일'을 방불케 했던 전날의 격렬한 충돌과 달리 간간히 총성만 들릴 뿐 트리폴리가 비교적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시위 상황이 대부분 정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도심 곳곳에 배치된 병력이 늘고, 바리케이드로 방어망을 구축하는 등 도시 전체가 요새처럼 변했다"고 밝혔다. 특히 트리폴리 동부 지역에는 4륜구동 차량을 이용해 자동소총을 난사하는 친정부 세력의 공격을 막기 위해 시위대들이 콘크리트 조각과 돌, 야자수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방어막까지 등장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진 25일 트리폴리에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거주지인 레드캐슬 위에서 녹색광장을 내려다 보며 "그들(시위대)에게 복수하고 석유를 사수하라"고 촉구했다. 또 "나는 국민과 함께 있다. 우리는 싸울 것이고 원한다면 그들을 죽일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내비쳤다.

친정부 세력이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26일 반정부 세력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리비아 제3의 도시 미스라타에서는 공군기지 탈환을 놓고 카다피 친위부대와 반정부 시위대가 치열한 교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헬리콥터로 공수된 카다피측 용병들이 탱크를 동원, 기지 공격을 마친 뒤 이슬람사원에 있던 시위 희생자 가족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현지 소식통의 말을 빌려 "서부 자위야의 정유시설 단지에서 친정부-반정부 세력간 교전이 발생, 1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맞서 반정부 세력도 전열을 가다듬고 트리폴리에 대한 대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벵가지 지역의 반군사령관인 아흐메드 가트라니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트리폴리를 독재자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무장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고 말해 수도 진격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그는 25일에도 트리폴리 외곽을 공격했으나 정부군의 화력에 밀려 작전이 실패로 끝났다고 덧붙엿다.

한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다피를 도울 목적으로 용병을 파견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22일 짐바브웨의 전ㆍ현직 군인 수백명이 전세기를 타고 리비아로 이동해 친정부 용병 부대에 합류했다. 카다피와 무가베는 단일 아프리카 국가를 설립해 카다피가 종신대통령, 무가베가 수상을 각각 맡기로 약속하는 등 절친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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