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페더러가 2005년부터 양분하던 남자테니스의 시대는 종언을 고했다."
랭킹 1위 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이 27일(한국시간) 스페인 언론을 통해 이 같이 선언했다. 나달은 이어 "3,4위인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앤디 머레이(영국), 그리고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와 드미트리 툴스노프(러시아)의 활약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나달의 말이 잉크도 채 마르기도 전에 조코비치가 페더러를 2-0(6-3 6-3)으로 완파하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두바이 오픈 정상에 올랐다.
두바이 오픈은 4대 그랜드슬램대회와 ATP 1000대회인 9개의 마스터스 시리즈 보다 등급이 두 단계나 낮은 500대회지만 톱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로 명성이 높다. 페더러가 이 대회에서 4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조코비치도 이번 우승으로 3연패를 일궜다. 조코비치는 또 ATP투어 결승에 33번(20승-13패)진출, 챔피언 타이틀 20개를 따낸 여섯 번째의 선수가 됐다.
조코비치는 이로써 지난 1월 호주오픈 준결승에 이어 올 시즌 페더러와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안았다. 그러나 상대전적은 여전히 페더러가 13승8패로 앞서있다. 이날 경기에서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나란히 서브에이스 5개씩 기록할 만큼 겉으론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조코비치가 10번의 브레이크포인트 기회에서 4번 성공시킨 반면 페더러는 두 번의 브레이크 포인트 찬스에서 1번만 따냈다. 그리고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조코비치는 "오늘 경기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육체적, 정신적으로 최고조에 오른 느낌"이라고 말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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