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3분기에 반짝 상승했던 근로자 실질임금이 4분기부터 고물가 여파 등으로 다시 하향세로 돌아섰다. 4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도 더욱 커지는 등 근로여건이 다시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5인 이상 사업체 중 7,208개 업체를 표본 조사한 결과, 지난해 물가상승을 반영한 월평균 실질임금이 상용근로자는 252만5,000원, 임시ㆍ일용근로자는 79만2,000원이었다고 27일 밝혔다. 전체 월평균 실질임금은 239만5,000원으로 전년보다 3% 상승했으나, 2007년(244만3,000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4만8,000원 적다. 월평균 근로시간은 175.9시간으로 전년(172.8시간)보다 1.8%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 4분기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보다 0.7% 오르는데 그쳤다. 반면 4분기 근로시간은 4.2% 증가해 임금은 찔끔 오르고 일은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300인 이상)과 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도 확대되고 있다. 4분기 대기업의 월평균 명목임금은 333만2,000원이었으며, 중소기업의 명목임금은 대기업의 75.6% 수준인 251만8,000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동기(76.8%)와 비교해 격차가 더욱 커진 것이다.
더구나 이번 조사에는 전체 취업자의 40%(통계청 자료)를 차지하고 있는 4인 이하 사업장은 제외돼 실제 대ㆍ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전체 평균임금도 4인 이하 사업장을 포함할 경우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정규직 중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도 2개월 연속 하락, 지난해 12월에는 13.4%로 급격히 떨어졌다. 12월 계약 기간이 만료된 근속 1년6개월 이상 기간제 근로자(1만4,555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비율은 13.4%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 25.2%에서 11월 23.4%로 하락한 후 다시 대폭 떨어진 것이다. 계약이 연장된 비율은 37.5%였으며, 절반가량(48.9%)은 계약 종료로 직장을 떠나야 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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