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월드 인사이드/ 中 27일 23개 도시서 '재스민 집회'…확산 가능성은 '글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월드 인사이드/ 中 27일 23개 도시서 '재스민 집회'…확산 가능성은 '글쎄'

입력
2011.02.25 13:52
0 0

■ '인터넷 만리장성' 보안 철벽… 메일·휴대폰문자도 거미줄 감시

지난주 주말에 이어 '중국의 재스민 혁명'을 촉구하는 제2차 집회를 27일 오후 2시 중국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등 23개 도시에서 열자는 글이 인터넷에 올랐다. 바짝 긴장한 중국 공안당국은 인터넷 검열과 통신 통제를 강화하고 집회를 원천봉쇄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돌입했다. 홍콩의 밍바오(明報)는 26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인터넷 사이트 붜쉰(博訊)에 '중국 재스민 혁명'제 2차 집회 예정지로 중국 전역 23개 주요도시를 지정, 중국 네티즌들의 참여를 촉구하는 글이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23개 도시는 20일의 1차 집회 지점인 13개 도시를 포함해 중국 민족문제의 화약고로 과거 유혈사태가 발생한 티베트 라싸(拉薩)와 신장(新疆) 우루무치(烏魯木齊) 등 주요 성의 성도 등이 추가돼 그 파장이 주목된다. 특히 2차 집회의 예정일인 27일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개최를 3일 앞둔 시점이어서 중국 당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중국 공안당국은 인권운동가인 텅뱌오(騰彪)와 장톈융(江天勇), 쉬즈융(許志永) 변호사 등 반체제 인사 100여명에 대해 가택연금 또는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나닷컴과 바이두 등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재스민 혁명' 등과 관련된 단어를 일반인들이 검색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인터넷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나 붜쉰에 2차 집회촉구 글을 올린 발기인은"이번 집회의 코드명을'양회'라고 정했다"며 "이는 '재스민'등 특정 단어를 민감 단어로 구분해 접속을 차단하는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방식의 허점을 노린 묘안"이라고 말했다. 사실 중국 인터넷에 '재스민 혁명'을 촉구하는 글이 처음 올라온 19일 주요 인터넷 포털 검색사이트는 물론, 웨이보(微博) 등 마이크로 블로그 사이트에는 관련 글들이 한 순간에 자취를 감췄다. 영어단어 '재스민(jasmine)'뿐 아니라 중국어 표현인 '모리화(茉莉花)'와 '모리화 혁명' 등의 검색어도 모두 사라졌다. 중국정부가 자랑하는 강력한 온라인 검열 시스템이 작동한 것이다.

중국은 현재 인터넷 인구가 4억5,000만 명이 넘지만 중국 당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적대적 여론 형성에 인터넷이 이용될 것을 우려, 언제든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차단할 수 있는 막강한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인터넷 만리장성(the 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1998년 중국 공안부가 '황금방패(金盾) 프로젝트'에 따라 구축한 것이다. 중국 당국은 일반적 웹 페이지 뿐 아니라 메일과 게임, 휴대폰 문자 등을 검열하고 있다. 지난 20일 '재스민'단어가 포함된 휴대폰 문자 메시지들이 한 순간 막힌 것은 이 때문이다. 인권감시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해외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망은 모두 중국 국영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는 모든 인터넷 업체들에 대한 인가 권한을 쥐고 있다. 특히 등록업체들은 모든 콘텐츠를 자체 검열해야 한다. 인가를 받기 위해선 이 점이 승인 조건으로 의무화돼 있기 때문이다. 검열 범위는 검색어와 댓글까지 포함하며 자체 검열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정보제공업자(ICP) 인가를 몰수당하게 된다. 따라서 중국의 모든 인터넷사이트에서 게시글이나 댓글을 올릴 경우 '현재 심사하고 있으니 잠시 후에 확인 하세요'라는 글이 뜨며 자체 검열이 이뤄진다.

중국은 또 정부에 등록하지 않은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중국정부는 인터넷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엔 화이트리스트까지 만들어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정책은 해당 웹사이트를 모두 불건전한 내용이라고 간주, 모든 접속을 완전 봉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중국 정치ㆍ사회문제에 대해 비판적인 홍콩의 밍바오와 핑궈(苹果) 등 자유언론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있다.

중국은 이 밖에도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플리커등 등 해외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완전 봉쇄하고 있다. 또 마이크로블로그 서비스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 대한 접속도 수시로 차단하고 있다. 중국은 이 밖에 10만여 명에 가까운 사이버 공안 조직을 통해 더욱 촘촘히 인터넷을 감시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중국에 '재스민혁명'이 실현되기 어려운 것은 중국 당국이 펼치고 있는 강력한 인터넷 통제로 여론형성이 어렵고 민주화 세력의 조직적 결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 창 든 시위대 vs 방패 든 정부 온라인 추격전

튀니지의 재스민혁명으로 촉발된 민주화 시위가 이집트 중국으로 확산되자 당시 각국 정부는 시위의 매개체로 지목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엄격하게 검열하고 차단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유유히 통제망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의견과 소식들을 외부에 알리는 데 성공했다. 방패로 비유되는 정부의 검열에서 벗어나기 위해 네티즌들은 어떤 창을 사용했을까.

지난 20일 중국판 재스민혁명은 미국에 근거지를 둔 해외 화교 대상의 뉴스사이트 보쉰(博迅ㆍwww.boxun.com)에 올라온 글 한편이 SNS를 통해 확산됐다. 이 사이트는 즉시 중국당국에 의해 차단됐고, 트위터를 통해 유통됐으나 이마저도 막혔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에서 아직 차단되지 않은 비즈니스 SNS인 링크드인(LinkedIn)을 통해 반정부시위조직을 위한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의 인터넷프로토콜(IP)주소를 직접 접속하지 않고 대리자(프록시)를 통해 접속하는 프록시 서버방식과 정보를 암호화해 규제와 검열을 피하는 가설사설망(VPN)방식도 네티즌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다. 또 트위터를 미러사이트(같은 정보를 다른 사이트에 복사해 놓는 것)를 통해 접속하는 방법도 있다.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에서 네티즌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사이트 접속시, 주소를 암호화한 숫자로 입력하는 방식을 통해 해당 사이트에 접속했다. 인터넷이 차단된 경우에는 휴대전화나 모스부호를 이용, 현지 소식을 바깥세계에 전했다. '이집트정부의 인터넷차단을 피하기 위한 20가지 방법'을 알려주는 인터넷 사이트도 있다. 이를 테면 +1 949 209 7559로 메시지를 보내면 리트윗(retweetㆍ다른이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로 옮기는 일)을 해준다는 식의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다. 원시적인 통신수단의 하나인 모스부호도 최첨단 정보통신(IT) 시대의 대안통신으로 각광받고 있다. 짧고 긴 발신전류를 이용, 의미를 전달하는 모스부호를 인터넷활동가모임인 텔레코믹스에 전달하면, 이를 문자화 해 웹사이트 위리빌드에 띄워주는 방식이다.

한편 시위가 진행중인 리비아에서는 인터넷 국제전화 스카이프가 사용되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스카이프를 통해 리비아 내부정보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다. 미국 내 서버를 통해 접속하기 때문에 리비아 정부가 이들의 위치를 알아낼 수 없어 들킬 염려가 없다고 한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