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이청용으로 익숙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빅 4’로 대표된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 첼시, 리버풀이 리그 전체를 쥐락펴락한다. 올시즌은 맨체스터 시티(3위)와 토트넘(4위)이 빅 4 체제를 흔들고 있지만 지난 7시즌 동안 리그 우승컵은 맨유와 첼시(이상 3회), 아스널(1회)만이 들어올렸다. 리버풀은 이 기간 2위에 1번, 3위와 4위에 각각 2번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프로농구(NBA)가 EPL의 이같은 흐름을 닮아가고 있다고 24일(한국시간) 분석했다. 맨유 등 네 팀이 EPL의 빅 4라면 WSJ가 꼽은 NBA의 빅 4는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 마이애미 히트, 뉴욕 닉스다.
전통의 강호인 레이커스와 보스턴은 과거 파우 가솔과 론 아테스트, 케빈 가넷과 레이 앨런을 각각 영입해 전력을 극대화했다. 또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와 크리스 보시를 데려와 기존의 드웨인 웨이드와 함께 최강 삼총사를 꾸렸다.
최근 가장 무서운 행보를 보이는 팀은 뉴욕이다. 아마레 스터드마이어를 영입한 데 이어 트레이드 시장의 최고 ‘매물’ 카멜로 앤서니를 데려오면서 단번에 돌풍의 핵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NBA 전체 승률 1위는 샌안토니오지만 이른바 ‘큰손’들의 통 큰 지출은 NBA의 ‘EPL화’를 갈수록 재촉할 것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
스타들이 하나같이 ‘빅 마켓’ 팀에 줄을 서면서 부작용도 만만찮게 발견되고 있다. 제임스를 잃은 클리블랜드는 26연패 불명예 신기록을 세웠고 지난 시즌에는 뉴저지가 12승70패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그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이다.
지난 시즌 NBA의 승수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는 13.4로, 2006~07시즌 수치(10.8)를 크게 웃돌았다. 베스트 그룹의 승수가 워스트 그룹의 그것보다 24% 많았다는 얘기다. EPL의 승수 표준편차 역시 2006~07시즌의 15.9에서 지난 시즌 18.1로 커졌다. USA 투데이는 25일 “스타들의 특정팀 집결로 NBA 전체의 경쟁이 싱거워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보스턴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 직전인 25일 켄드릭 퍼킨스와 네이트 로빈슨을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 내주고 전도유망한 제프 그린과 네나드 크르스티치를 받았다. 보스턴은 그러나 25일 앤서니를 잃은 덴버에 75-89로 덜미를 잡혀 15패(41승)째를 떠안았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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