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소사이어티/정인철 지음/이학사 발행·250쪽·1만4,000원
최빈국 방글라데시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빈민대출기관 그라민은행 못지않게 유명한 사회적기업 브락(BRAC)이 있다. 파즐 핫산 아베드가 1972년 내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의 구호와 재활을 돕기 위해 설립한 브락은 마이크로크레딧 사업뿐 아니라 보건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사업을 펼치며 범 국가적 빈곤퇴치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빅 소사이어티> 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저자가 '사회적기업의 종합백화점'이라 할 만한 브락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회적기업들을 직접 방문해 취재한 결과를 토대로 그 탄생부터 오늘에 이른 성장 과정을 소개한 책이다. 사회적기업의 롤 모델로 꼽히는 빌 드레이튼이 설립한 아쇼카재단과 남미 빈민들의 자활을 돕는 악시온인터내셔널, 영국 유일의 사회투자은행인 채러티뱅크 등 17개 사회적 기관의 운영 원칙과 활동을 기록했다. 빅>
이들 기업이 겪은 시행착오와 극복 과정도 꼼꼼히 살핀다. 그라민은행이 세계적 유제품 업체 다농과 손잡고 빈곤층에 유제품을 값싸게 공급하기 위해 설립한 그라민다농의 사례는 특히 흥미롭다. 그라민다농 측은 초창기 여성 방문판매원들을 적극 활용하려던 계획이 난관에 부딪쳤을 때 여성들의 바깥 활동을 꺼리는 문화가 문제임을 뒤늦게 깨닫고 남편들 설득에 나섰다. 사회적기업이 성공하려면 그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함을 일러주는 일화다.
세계 유수 대학이나 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양성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사회적기업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좋은 자료인데 구성이 딱딱해 한 권의 책으로 글을 읽는 맛은 떨어진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