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차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해외에서는 50년 이상 된 차가 세대를 거듭하며 새로 태어난다. 국내 차 중에 여기에 근접한 차를 꼽으라면 세단형에서는 현대차 쏘나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는 '코란도'를 꼽을 수 있다.
'Korea Can Do(한국은 할 수 있다)'를 뜻하는 코란도는 1974년에 태어났다. 30대 후반인 셈이다. 특히 1996년 출시됐던 3세대 코란도는 36만여대가 팔리며 무쏘와 함께 SUV 명가 쌍용차를 일궜다. 이번에 태어난 코란도C는 4세대. 2005년 3세대가 단종된 지 6년만의 새 모델이다.
지난달 제주 서귀포에서 코란도C를 접했다. 가슴이 두근거릴 수밖에 없었다. 6년간의 공백과 그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던 쌍용차의 세월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란도C의 외양은 언제 그랬냐는 등 당당하기만 하다. 전체적인 외양 곡선은 풍만하면서도 힘이 넘친다. 그물망(매쉬) 모양의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은 우직한 맛을 준다. 내부는 깔끔함이 돋보인다. 조작 버튼은 필요한 곳에 가지런히 배치돼 있다. SUV의 필수 조건인 시야 확보도 합격점. 탁 트인 운전석에서 충분히 주변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시동을 걸었다. 소음과 진동이 한층 개선된 것을 느낄 수 있다. 묵직하면서도 힘있는 출발에 감탄사가 나온다. 시속 180㎞까지 달려도 안정감이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오프로드 주행에서 중요한 조향력도 좋다. 굴곡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흠잡을 데 없는 주행 성능이지만 제동력은 다소 불만이다.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남성적이었던 과거 모델에 비해 훨씬 세련됐다. 활동파 여성 운전자에게도 충분히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차다.
4륜 구동모델에는 2톤 무게의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장치를 갖췄다. 낚시 등 야외 활동이 많은 이들에게는 한동안 코란도C가 로망이 될 듯하다. 가격은 1,995만~2,735만원. 투싼ix·스포티지R과 비교해 경쟁력을 갖췄다. 출시 일주일만에 벌써 사전 예약이 3,000여대에 달한다.
제주=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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