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제품'이란 경쟁자를 물리치고 회사의 시장 지배력과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끌어올리는 간판 스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자동차 업계에 적용한다면 기아차가 지난해 내놓은 K7, K5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봉고, 프라이드 신화가 기아차를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한 킬러제품이라면 이들 K시리즈는 기아차를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다시 보게 만들고 있다.
이 같은 기아차의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더 강해진 K7과 경차급 연비를 자랑하는 포르테라는 쌍두마차로 시장 지배력 확대를 노리고 있다.
K7, 유러피안 럭셔리에 강심장을 얹다
K7은 지난해 준대형차 시장에서 판매1위(4만2,446대)를 달성했다. 그랜저의 철옹성을 깬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반란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아차는 호성적을 이어가기 위해 2월부터 고성능 직분사엔진(GDI)을 장착한 더 프레스티지 K7을 내놨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의 5G 그랜저와 함께 확장일로의 수입차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새로워진 K7은 동급 및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급 사양을 갖췄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자동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 가솔린 직분사 엔진인 쎄타II 2.4 GDI엔진과 람다II 3.0 GDI엔진을 탑재, 최고 출력이 기존보다 각각 21마력 향상된 201마력, 70마력 향상된 270마력이나 된다. 자동 6단 변속기가 어우러져 연비 또한 동급 최고 수준으로 리터당 12.8㎞ (2.4 GDI, 기존보다 0.6㎞ 향상) 11.6㎞(3.0GDI, 기존보다 1㎞향상)를 확보했다.
외양에서는 전면부 라디에이터그릴에 그물망(메쉬) 타입을 적용, 강인한 인상을 준다. 실내에는 전면 중앙과 변속기 손잡이에 우드그레인을 적용, 한층 고급스러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놀라운 것은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각종 첨단 사양을 적용한 것. 운전자의 상반신을 마사지해 주는 기능(운전석 다이나믹시트), 엔진, 변속기, 에어컨 등을 최적으로 제어해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능(액티브 에코 시스템) 등을 갖췄다.
여기에 속도가 높아질 경우, 운전대가 자동으로 묵직해 지는 감응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휠(MDPS), 급제동 경보시스템도 장착했다. 주행 노면이 미끄럽거나, 급가속 등에 의해 차량 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차체 자세를 자동으로 잡아 주는 장치(VDC)는 자동으로 MDPS와 연계돼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격은 2.4 GDI가 2,980만~3,180만원, 3.0 GDI 모델이 3,390만~3,870만원. 기아차 관계자는 "일부 사양은 5,000만~7,000만원 대 수입차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국내 준대형 시장 1위 자존심을 올해도 지키겠다"고 말했다.
포르테 에코 플러스, 경차급 연비(17.5㎞)
준중형 세단 포르테는 경차 수준의 연비라고 할 수 있는 리터당 17.5㎞(자동변속기)를 달성한 포르테 에코 플러스로 재탄생했다. 비밀은 GDI엔진과 더불어 국내 최초로 적용된 첨단 장치(고급형 ISG)에 있다. ISG는 정차 중에는 엔진을 일시 정지시키고 출발 시에 자동으로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공회전 제한 시스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고 연비를 대폭 향상시켜주는 일석이조의 친환경 기술이다. 기아차는 중립 상태에서만 작동하는 기존 시스템을 개선, 어떤 상태에서도 저절로 작동하도록 했다. 이 장치는 특히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측은 "약 30% 수준까지 연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포르테 에코 플러스는 VDC, 언덕길 정차 후 출발 시 차량 밀림을 방지해 주는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HAC)등을 기본 장착했다.
인기 몰이를 위해 기아차는 3월 출고하는 모든 고객에게 유류비 20만원을 지원하고, 21명 추첨해 유럽, 미국, 중국 등 해외여행 기회를 제공한다. 가격은 디럭스 에코 플러스가 1,600만원, 럭셔리 에코 플러스가 1,790만원.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가 K시리즈 효과를 점차 다른 차급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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