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는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부터 2차 임원 면접에서 집단토론을 없애고 프리젠테이션(PT) 항목을 추가했다. 참가자는 업무나 회사와 관련해 주어진 키워드를 가지고 직접 준비한 PT를 임원들 앞에서 30분 동안 진행했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 이 관계자는 "PT는 논리성뿐만 아니라 참가자의 적성과 평소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역시 PT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 웅진케미칼의 대리, 과장 승진 대상자들은 의무적으로 PT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2개월 동안 PT 전문가로부터 교육을 받은 후 스스로 기획, 작성한 PT를 임원들 앞에서 펼쳐 보여야 한다. PT를 포함한 면접 점수가 낮은 10~20% 대상자들은 탈락의 쓴 잔을 마셔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가혹하다는 불만도 있지만 자기 생각을 논리적으로 다른 이들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직원들의 프리젠테이션(PT) 능력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들어 PT를 승진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삼거나, 신입사원 채용 때 필수코스로 추가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고 있다. 아울러 PT 실습 교육을 진행하고, PT 경연대회를 통해 PT 능력을 직원들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이는 과거 세일즈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제품을 더 팔기 위한 수단 정도로 여기면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대처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기업들이 PT에 이처럼 신경을 쓰는 까닭은 직원 개개인의 능력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과 맞닿아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 이를 기획하는 능력, 남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실력 등을 고루 갖춘 '팔방미인'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것.
롯데그룹 계열의 호남석유화학도 지난해 신입사원 공채 때부터 PT를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면접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면접관 제도를 운영하는데 PT는 바로 여기서 제안한 것"이라며 "뛰어난 인재를 뽑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이유"라고 말했다.
삼성토탈은 2009년부터 'Cre PT 경연대회'를 펼치고 있다. 창조적이라는 'Creative'에서 이름을 땄는데, 서울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충남 서산 공장 직원들 모두 '가족', '여행' 등 갖가지 주제로 참여하고 있다. 박성훈 부사장은 "단순히 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늘 창조적으로 생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그려 낼 수 있는 실력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창조력이 결국 기업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PT 능력을 키우기 위한 기업들의 아이디어도 갖가지다. 무조건 능력을 키우라는 '지시' 대신 PT 능력을 스스로 늘리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웅진케미칼은 지난해 사내 교육 과정 커리큘럼에 PT를 포함시켰고 승진 대상자들은 따로 '승진 PT 대비 과정' 이라는 이름으로 설득형 PT의 핵심 원칙, PT 자료 기획, 자료 작성 실습, 발표 실습 등을 가르쳤다. 대우정보시스템은 4개 사업단 마다 직원들의 PT를 동영상을 만들어 서로 공유하고 뛰어난 능력을 보인 직원에게는 포상을 하고 있다.
PT 등 소프트스킬(Soft Skill) 전문 강사로 유명한 이재란 충주대 교수는"최근 민간기업은 물론 공기업까지도 직원들의 PT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그 분야도 정보통신(IT), 전자 뿐만 아니라 화학, 유통 등 다양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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