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는데 봄이 온 것 같지 않다)인 것 같다."
남북문제 전문가는 28일 '3,4월 위기설''봄 위기설'등이 확산되는 현상을 안타까워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이같이 진단했다. 이 전문가는 "북핵 문제 등 한반도 현안들을 대화로 푸느냐, 아니면 위기가 심화되느냐 하는 것은 올 봄을 어떻게 넘기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7, 28일 한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과 우리 정부∙민간단체의 심리전 전개를 비난하면서 '서울 불바다' '조준 사격' 등의 위협 발언을 함으로써 한반도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남북 당국은 남북대화 가능성을 타진해왔고,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국들은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모색해왔으나 현실은 긴장과 대치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봄 위기설'은 북한이 과거 3,4,5월에 도발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3월26일 천안함을 공격했다. 2년 전에도 4월에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했고, 5월에는 2차 핵실험까지 감행했다.
북측은 이번에도 키 리졸브 훈련과 남측의 심리전을 문제 삼으면서 이를 도발의 명분으로 삼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지난 25일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키 리졸브 훈련 전후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중동의 '재스민 혁명' 바람 차단을 위해서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 북한은 3,4월부터 춘궁기에 들어간다. 북한은 4월 개최가 예상되는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김정은 후계체제 공고화 작업을 시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단속을 위해 '위기 조성'에 나설 수 있다.
대외 변수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은 3월 양회(兩會)라고 불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개최하는 기간에 '북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미국의 대외정책이 중동지역에 집중될 때 북한이 긴장을 조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은 미중 협력이 강화되어 소외감을 느낄 때 돌출행동으로 위기를 조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도발을 감행할 경우 국제적으로 완전히 고립될 수 있기 때문에 3, 4월 위기는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또 요즘의 긴장은 대화로 나아가기 위한 막판 진통이란 분석도 있다. 따라서 "올 봄의 고비를 잘 넘기고 한반도 해빙 무드를 열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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