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간 배를 만들어온 조선소 임원이 조선 분야 마이스트고 교장이 됐다.
주인공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자문역으로 있는 김현근(59) 전무. 교육과학기술부는 24일 김 전무를 경남 거제시의 조선분야 마이스터고인 거제공고 교장으로 임명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김 전무는 1979년 삼성중공업에 입사해 줄곧 거제조선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해 온 조선통. 세계 1위가 되기까지 우리나라 조선업계 역사를 현장에서 쭉 지켜본 산 증인이다. 선체설계를 전공한 김 전무는 지난해 12월초 자문역으로 현장을 떠나기 전까지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등 대형 선박을 건조하는 3독을 책임지는 생산2담당 전무로 일해왔다.
김 전무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생산현장에 좋은 인력이 많아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난해 거제공고에서 교장을 공모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응모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세계 1위로 이끌었던 우수한 기술인력들이 몇 년 내 퇴임을 앞두고 있다"며 "생산을 책임지는 젊은 기술인력을 끊임없이 배출되어야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글로벌 넘버원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장으로서 김 전무의 목표는 조선 기술명장을 육성하는 것. 아무리 자동화가 이뤄지고 있다 해도 뛰어난 배를 만드는 건 결국 장인들의 손끝에서 나온다는 지론이다. 그는 "교실의 수업방식을 개선해 숙련된 기술과 기능을 갖추고, 직업의식도 투철한 인재들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무는 3월부터 2015년 2월말까지 4년간 교장으로 근무한다.
2008년 10월 조선분야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거제공고는 학과개편을 통해 지난해 3월부터 조선용접 전공(4학급), 선체조립 전공(2학급), 선박전장 전공(2학급) 등 조선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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