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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목포 선창가에서 만난 새콤달콤 간재미초무침…잃어버린 입맛이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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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목포 선창가에서 만난 새콤달콤 간재미초무침…잃어버린 입맛이 돌아와

입력
2011.02.24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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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맛을 찾아 남녘을 헤맬 때 마침 목포의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근방에 있다고 하니 간재미초무침 한 접시에 소주나 걸치자며 부른다. 봄음식이냐 물었더니 그는 "이보다 더 좋은 봄음식은 없다"고 했다.

목포 선창가의 한 횟집에서 그를 만났고 싱싱한 간재미를 상에 올렸다. 충남에선 '갱개미'로도 불리는 간재미는 가오리의 한 종류다. 생김새는 흑산 홍어를 닮았다. 대신 크기는 훨씬 작다.

처음 맛을 본 것은 간재미회다. 흑산도에서 맛보았던 삭히지 않은 싱싱한 홍어회와 맛이 비슷했다. 야들야들하니 씹을 수록 달큼한 맛이 배어 나온다. 쫄깃한 살점과 무른 뼈가 함께 씹히며 만들어내는 오돌오돌한 맛이라니.

이 간재미 살점을 미나리 당근 오이 무 등 야채와 섞고 벌겋게 무쳐낸 것이 간재미초무침이다. 식초와 설탕이 가미돼 새콤달콤 입안 가득 침을 고이게 한다. 잃어버렸던 입맛이 살아났다.

간재미초무침은 홍어회무침과 비슷하다. 대신 홍어처럼 톡 쏘는 맛은 없다. 흔히 잔칫집이나 상가에서 내놓는 홍어회무침의 대부분이 간재미라고 한다. 함흥냉면집의 회냉면에 나오는 졸깃한 살점도 보통은 간재미를 쓴다.

간재미는 양식이 되질 않는다. 간재미는 진도군 조도 앞바다에서 잡은 것을 최고로 친단다. 목포에선 종합수산시장의 삼학도어부마을횟집(061-243-8853)이 조도산 간재미초무침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진도군 진도읍의 문화횟집(061-544-2649)은 간재미음식 하나로 호남 전체에 이름난 곳이다.

목포가 들어앉은 터를 보면, 신안의 1,000여 개 섬과 진도 해남 완도의 바다가 지척이다. 영암 강진 해남 무안의 광활한 들판도 코앞이다. 목포는 이들 호남 지역의 진미들이 모여드는 맛의 집산지다.

목포는 일제 때 수탈을 위해 생겨난 개항장이다. 당시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어 최근엔 근대문명을 되짚는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일제가 혼마치(本町)라 구획했던 중앙동 거리에선 옛 화신백화점과 갑자옥모자점, 송촌문구점 등 독특한 일본식 건물을 볼 수 있다. 목포 최초의 서구식 건물인 옛 일본영사관은 일본인 조차지역을 굽어볼 수 있는 유달산 자락에 위압적으로 서있고, 주변에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 건물, 고급 일본식 정원을 갖춘 이훈동저택 등이 있다. 무안동 한복판에는 일본식 사찰인 동원본사 목포별원이 있다. 한때 목포중앙교회가 인수, 교회로 쓰이기도 했던 건물은 지금 전시공연장으로 사용된다.

유달산과 함께 갓바위는 목포의 상징이다. 버섯처럼 생긴 바위가 목포의 수호신마냥 바다로 툭 불거져 나왔다. 파도가 깎아낸 기묘한 형상이다. 해상보행교가 설치돼 배를 타지 않고도 갓바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목포=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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